서 론
국민 소득증대와 개인 여가시간 증가로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시하는 삶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 속에서 휴식과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숲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2020).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서 숲길은 등산, 트레킹, 레저스포츠, 탐방 또는 휴양⋅치유 등의 활동을 위하여 산림에 조성한 길로써 사람이 산림을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2008년 지리산둘레길 조성을 시작으로 숲길의 조성⋅관리 기본계획(2012~2021)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숲길조성 및 관리를 위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Korea Forest Service, 2013). 하지만 숲길은 산림훼손을 유발하거나 훼손 자체에 포함될 수도 있으며(Salesa et al., 2019),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거나 관리되지 않으면 더 많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Leung and Marion, 1999). 최근 숲길 이용증가에 따라 인위적 및 자연적 요인으로 답압, 노폭확대 등 다양한 형태의 훼손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숲길을 지속 가능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훼손이 얼마나 일어났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평가하는 숲길훼손에 관한 연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숲길과 같은 야외휴양지에서 식생감소(나지화)와 토양침식은 사회적 지표(혼잡도, 다른 이용객과 조우수 등)보다 이용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Wimpey and Marion, 2011).
국내 숲길훼손 관련 연구는, 숲길훼손의 물리적 특성과 유형 파악(Kwon et al., 2004; Park et al., 2010; Lim and Park, 2013), 훼손등급 적용에 따른 평가(Mun et al., 2013; Nam et al., 2015), 훼손요인 분석(Kim and Kim, 2017; Choi and Kim, 2018), 훼손유형에 따른 숲길의 복원 및 관리방안 제시(Han et al., 2012; Park, 2016) 등이 진행된 바 있다. 반면 국외 숲길훼손 관련 연구는 조사방법개선 및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근거자료 고도화와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가 주로 진행되어왔다. 숲길훼손과 관련이 높은 환경・인위적 요소를 시계열 조사를 통해 구명하거나(Ramos Scharrón et al., 2014; Salesa et al., 2019; Meadema et al., 2020), 숲길훼손을 대표하는 토양침식에 이용객 특성, 숲길 설계 디자인, 토양 및 지형유형, 암반 노출비율 등이 영향을 미치는 연구(Nepal, 2003; Olive and Marion, 2009; Marion and Wimpey, 2017), 새로운 측정장비 도입을 통해 조사방법을 개선하는 연구(Eagleston and Marrion, 2020) 등이 보고되었다. 국내·외 연구동향을 통해 국내 숲길훼손 연구는 숲길에서 발생한 훼손유형을 구명하거나 특정 평가등급을 적용한 실태 파악을 통해 기초자료를 제공하려는 목적의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었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조사항목 설정과 조사방법 및 정량적 데이터 제시는 미흡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정성적으로 평가되는 훼손등급을 적용하여 숲길훼손이 발생된 구역의 구체적인 데이터와 조사방법을 제시하고, 조사항목간의 관계를 구명하고자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이용객 증가에 따른 숲길훼손 실태조사가 필요한 백두대간 마루금 선자령순환등산로 4.3 km를 대상으로 숲길노폭, 경사도 등의 물리적 특성과 숲길 훼손유형, 훼손등급에 따른 노면침식(평균 토양침식, 토양침식량 등), 토양경도 등을 비교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는 숲길훼손조사의 구체적인 기초자료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숲길연구와 조사에 효율성을 높여 숲길 유지관리에 활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방법
선자령순환등산로는 연간이용객이 약 20~30만 명 수준으로(동부지방산림청 내부자료) 알려져 있으며,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대관령면의 경계에 있으며 북쪽의 황병산, 남쪽의 고루포기산과 연결되는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선자령 정상에서 대관령 휴게소까지 원형으로 연결된 숲길이다. 대관령휴게소~선자령 정상 구간 중 콘크리트로 포장된 구간을 제외한 4.3 km 숲길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Figure 1).
숲길 현황 조사는 2020년 5월 29일 사전답사를 통해 형태, 주변여건 등을 파악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2020년 1차 6월 12일, 2차 10월 7일, 8일 2회에 걸쳐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방법은 사전에 대상지에 대한 주제도를 확보하고, 숲길 훼손조사 시 100~500 m 사이의 조사간격이 적절하다는 보고(Leung and Marion, 1999)에 따라 고정조사간격을 200 m 등간격으로 구분하였으며, 숲길에서 발생하는 훼손지에 대해 훼손특성은 전수조사를 실시하였다. 각 조사지점과 훼손지에 대한 위치좌표 및 해발고도 등의 위치정보는 GNSS(Trimble TDC 100)장비를 활용하여 측정하였다.
숲길의 물리적 특성은 200 m 고정조사지점마다 지형, 해발고, 분기수, 노폭, 나지폭, 노면재료를 측정하였다. 지형은 계곡, 산복, 능선으로 구분하였으며 해발고는 현장조사 시 GPS기기에 기록된 값을 바탕으로 산출하였다. 분기수는 조사구간 내에서 숲길 이외의 다른 노선이나 새로운 숲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분기된 노선의 개수를 측정하였다. 노폭은 폴(Pole)을 이용하여 숲길이 향하는 방향과 직각이 되도록 숲길 바닥에 놓은 후 좌우 숲길 경계부의 폭을 측정하였으며, 나지폭은 노폭과 동일한 방식으로 숲길 노면에서 지피식생이 분포하지 않는 폭을 측정하였다. 노면재료는 흙, 계단, 포장, 데크로 구분하여 거리와 비율을 측정하였다.
숲길훼손실태 조사는 훼손이 발생한 구간에서 훼손정도에 따라 훼손등급을 산림환경전공자 2명 이상이 평가하였으며, 훼손구간 내에서 경사도, 훼손유형, 토양침식깊이, 토양경도를 측정하였다. 훼손등급은 산림청(Korea Forest Service, 2010)과 국립공원관리공단(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15)이 활용하고 있는 훼손평가등급 기준을 참고하여 강, 중, 약, 건전 4단계로 나누어 조사를 실시하였다.
(1) 강 : 숲길 훼손 정도가 심하며 암반노출, 수목뿌리노출, 노면침식 및 확대, 주변부 식생파괴 등 훼손 확산 구간 또는 훼손 확산 심화로 즉시 복구가 필요하여 1~3년 내 정비가 필요한 구간
(2) 중 : 부분적으로 나지화가 진행되는 구간으로 측면붕괴, 노면배수 불량에 따른 수로화 등 훼손 진행 구간 또는 훼손 진행 및 확산 우려로 단기간 내 복구가 필요하여 4~7년 내 정비가 필요한 구간
(3) 약 : 국소적 훼손 발생으로 노면배수 및 동선 유도 또는 배수로 등 일부 노면정비, 일반적 시설물 유지보수가 필요한 구간
(4) 건전 : 노면에 낙엽 등 지피물이 남아있거나 주변식생으로 노폭이 유지되고 있는 구간
경사도는 현장조사 시 GPS기기에 기록된 해발고 값을 바탕으로 훼손지 시점과 종점의 해발고 차이를 통해 경사도를 산출하였다. 훼손유형은 기존의 선행연구(Korea Forest Service, 2010; Mun et al., 2013; Nam et al., 2015)를 바탕으로 노면침식, 노폭확대, 암석노출, 사면침식, 뿌리노출, 유로화 등 내부 훼손유형과 나지노출 등 외부훼손 유형을 적용하여 조사하였다. 노면침식은 토양답압 및 노면 유수 등의 요인으로 인하여 노면 표면에 있는 토양이 유실된 상태이며(Mun et al., 2013), 침식이 10 m 이상 연속으로 발생한 구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였다(Leung and Marion, 1999). 암석 및 뿌리노출은 토양이 유실되면서 노면 상에 암석 및 뿌리가 노출되어 보행에 불편을 주는 지점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노면 상에 암석 또는 뿌리의 분포 비율이 10% 이상이고 10 m 이상 연속되는 구간에 대해 훼손 길이 및 폭을 측정하였다. 노면 유로화는 배수체계가 교란되어 지표수 또는 지중수가 숲길 노면 위에 흐르는 현상으로(Korea Forest Service, 2010), 물길이 형성된 구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였다. 사면침식은 이용객이 숲길경계 밖으로 이동하거나(Oh et al., 2005), 강우 등에 의해 사면이 침식된 상태(Lee, 2006)로 훼손된 사면의 폭, 길이, 침식 깊이 등을 측정하였다. 노폭확대는 숲길노폭이 확대되거나 숲길 이외의 새로운 숲길이 발생하는 경우로 노폭에서 확장이 발생한 구간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였다. 토양침식깊이와 토양경도는 훼손지가 발생한 경우 선행연구(Kim, 2011)를 참고하여 훼손등급별로 측정하였으며, 훼손등급에 따라 간격을 강에서 5지점, 중과 약은 각각 3지점으로 달리하여 실시하였다. 토양침식깊이는 인위적 /자연적 요인에 의해 토양이 유실된 깊이를 Figure 2와 같이 측정하는 것으로 토양침식부위 양 끝에 폴(Pole)을 수평으로 설치한 후 줄자를 수직으로 내려 20 cm 간격으로 측정하였다. 숲길의 양 끝 기준점은 원지반이 아닌 훼손이 시작되어 확연히 구분이 가능한 경계부로 하였다. 조사지의 좌, 우 지점에 대한 정의는 조사시작점인 남쪽에서 정상인 북쪽을 향하는 방향에서의 좌, 우를 대상으로 하였다. 토양침식량(Cross-Sectional Area, CSA)은 미국 농무부(USDA)에서 활용하고 있는 Morphometric Assessments Cross-sectional Area를 이용하여 조사하고 산출하였다(Leonard and Whitney, 1977). 식 1에서 L은 수평 측정 간격(20 cm), V는 수직(침식) 깊이다.
토양경도는 관입형태의 산중(山中)식 경도계(Yamanaka’s Soil Hardness tester, Fujiwara Scientific Co., Ltd., Tokyo, Japan)를 활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측정방법은 지면에서 수직방향으로, 노면, 완충지, 산림지로 구분하여 나지면에서 10회 측정(측점사이 간격 약 10~15 cm, 중앙부에서 좌우 각각 50~75 cm 사이, 전체 폭 1~1.5 m 사이)하였으며(McIntyre and Dellinger, 2006), 완충지와 산림지는 노면의 좌우에서 각각 3회씩 측정하였다(Figure 3).
분석결과
선자령순환등산로 숲길의 물리적특성 조사결과 지형은 능선 11개(52.4%), 산복 9개(42.9%), 정상 1개(4.8%)로 숲길 초입부에서 산복을 통해 능선에 도달한 후 정상까지 이어지는 형태를 보였다(Table 1). 해발고 837~1,157 m, 해발고 차이 320 m, 평균경사도는 5.7%로 나타났다. 분기수는 10개로 나타났으며, 1개 8지점(80%), 2개와 3개 분기는 각각 1지점(10%)으로 나타났다. 노면은 흙으로 구성된 구간이 3.76 km(89.6%)로 가장 높았으며, 돌계단 0.20 km(4.7%)과 목재계단 0.18 km(4.3%) 순으로 나타났다. 돌계단은 경사도가 높은 곳에 조성되어 있었으며 목재계단은 조사구간의 시작점인 대관령 휴게소 인근에 조성되어 있었다.
노폭은 평균 1.7 m로 대부분 1.5~2.5 m 사이(72%)에 분포하였으며(Figure 4), 지리산국립공원 탐방로 1.63 m (Korea National Park Research Institute, 2019), 경주국립공원 탐방로 1.30 m(Mun et al., 2013), 월악산국립공원 탐방로 1.45 m(Jeong, 2010)와 정맥 마루금 0.80 m(Choi et al., 2014), 그리고 Korea Forest Service(2016)가 제시한 등산로 정비 노폭 1.2 m과 국립공원 미국 트레일 기준(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Forest Service, 2016) 50인치(1.27 m) 등에 비해 비교적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지폭은 평균 1.4 m로 대부분 1~2 m(81%) 사이에 분포하였으며, 나지폭/노폭 비율은 82.4%로 나타났다. 선자령순환등산로의 노폭과 나지폭은 설악산국립공원, 주왕산국립공원 등 6개 국립공원의 전체 평균 노폭 1.5 m와 나지폭 1.1 m(비율 73.3%)로 보고한 연구결과(Jeong et al., 2012)에 비해 다소 높았다. 또한 백두대간 마루금 만복대~복성이재(Kwon and Lee, 2003) 노폭 1.1 m와 나지폭 0.7 m(비율 61.3%), 남덕유산~소사고개(Kwon et al., 2004) 노폭 1 m와 나지폭 0.67 m(비율 67%), 향로봉~구룡령(Kwon and Yang, 2012) 노폭 0.92 m와 나지폭 0.76 m(비율 82.6%) 등에 비해 노폭, 나지폭 및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나지폭은 노폭 표면에서 지표식생이 없는 순수 토양만 이루어진 부분이며 나지폭이 확대되는 것은 주로 인간의 이용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숲길훼손에 속한다(Han et al., 2012). 따라서 선자령순환등산로는 기존에 보고된 숲길 나지폭과 나지폭/노폭 비율 중에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자령순환등산로 숲길훼손등급 조사결과, 전체 훼손구간은 2.10 km(48.8%)로 약 0.93 km(21.6%), 중 0.68 km(15.8%), 강 0.49 km(11.4%)로 나타났다(Figure 5, 6). 본 연구의 숲길훼손등급 조사방법과 유사한 방법을 적용한 강천산군립공원 탐방로 훼손비율 23.1%(Jeong et al., 2011), 한라산국립공원 탐방로 훼손비율 5.32%(Jeong and Jeong, 2010)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한라산국립공원은 경사도가 높거나 예상되는 훼손발생 지점에 목재테크, 계단설치 등의 복구 및 예방공사를 진행한 점에서 훼손비율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백두대간 마루금 만복대~복성이재 36.0%(Kwon and Lee, 2003), 남덕유산~소사고개 67.0%(Kwon et al., 2004)와 설악산국립공원 13.0%, 가야산국립공원 28.0%(Jeong et al., 2012)의 훼손비율을 보고한 연구결과와 차이가 있었다. 이는 지형(경사도 등), 주변환경, 이용객 수, 숲길 유지관리 정책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선자령순환등산로는 전체 숲길의 절반 정도가 훼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숲길훼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도출하기 위하여 조사항목과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훼손등급은 훼손지 경사도와 가장 높은 상관계수(.583)와 고도의 유의성(P < .000)이 인정되었다. 노폭은 나지폭과 상관이 매우 높은 것(.945, P < .01)으로 나타났으며, 지형은 평균(−.471, P < .01) 및 중앙(−.404, P < .01) 침식깊이, 그리고 평균토양경도(mm, .416, P <. 05)와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사도가 높아질수록 강한 훼손이 발생하며, 능선보다 산복에서 평균과 중앙의 토양침식깊이가 깊어지며, 평균토양경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훼손유형은 노폭(.445)과 중앙부위(우 1, −.492) 토양경도에서 어느 정도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인정되지 않았다. 중앙침식깊이는 지형과 침식깊이 항목을 제외한 중앙토양경도 좌 1(−.403, P < .05)에서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맥 마루금 등산로 훼손에 관한 연구(Choi et al., 2014)에서는 경사도와 최대침식깊이 사이에 상관이 높은 것으로 보고한 결과와는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조사지의 물리, 지형(계곡, 산복, 능선 등)과 이용특성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훼손등급과 가장 높은 상관을 보인 훼손지 경사도는 강 20.1%(11.5°), 중 19.1%(11.0°), 약 7.3%(5.1°)로 훼손등급에 따라 유의성 (P < .000)이 인정되었다(Figure 7). 경사도가 높을수록 훼손이 쉽게 일어나며 경사도와 토양침식간에는 정의 상관이 있다고 보고한 연구(Olive and Marion, 2009; Cho, 2012; Gou and Shibata, 2017)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산림청은 트레킹길 조성에 이용객 운동부하를 고려하여 경사도 2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Korea Forest Service, 2016). 미국은 경사도가 트레일 훼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지속 가능한 이용과 관리예산 절감을 위해 트레일 설계·관리시 고려해야 할 경사도를 제시하고 있다(Eagleston and Marrion, 2020). 미국 산림청 트레일 매뉴얼 10%(Hesselbarth et al., 1996), 미국 국립공원관리청 12%(National Park Service, 2007), 애팔래치아트레일 관리 매뉴얼 20%(Demrow and Salisbury, 1998) 등 10~20% 이하로 경사도를 제시하고 있으며, 제시된 경사도를 초과할 경우 돌계단 및 돌수로의 적절한 배치(Marion and Leung, 2004)나 식생조성(Mihai et al., 2009; Rangel et al., 2019)을 통해 훼손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결과에서도 경사도가 20% 내외인 구간에서 훼손등급 강과 중의 훼손이 발생함에 따라 훼손이 발생한 구간에 돌계단이나 돌수로 등의 시설배치나 식생조성이 필요하며, 훼손이 가장 심한 구간에는 우회로 개설 및 재지정 등의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숲길 훼손유형은 노면침식, 노폭확대, 암석노출, 사면침식, 뿌리노출, 유로화 등 6개 유형이 발생하였으며, 2개 이상 훼손이 동시에 발생한 복합훼손이 1.28 km(29.8%)로 가장 높았다(Table 3, Figure 8). 단일침식 중에는 노면침식 0.46 km(10.6%), 노폭확대 0.20 km(4.80%) 순으로 나타났으며, 복합훼손 중에서도 노면침식 0.55 km(12.8%), 노폭확대 0.39 km(9.2%), 암석노출 0.26 km(6.0%) 순으로 나타나 선자령순환등산로는 노면침식이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숲길 노면의 토양이 인위·자연적으로 유실되는 노면침식에 의해 노면 아래에 있는 뿌리나 암석이 노출되는 현상을 동반으로 유발되며, 노출된 뿌리나 암석, 물이 고인 곳을 피해 숲길이 아닌 곳을 밟고 지나가면서 노폭이 확대되어 결국 다양한 숲길훼손이 발생된다(Cakir, 2005; Wimpey and Marion, 2010; Park et al., 2010; Meadema, 2018). 숲길훼손유형은 숲길의 유형과 지형·지질학적 특징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되었는데, 암반이 있는 지반인지 등의 지질학적 특징에 따라 암석노출에 차이가 발생하며(Kim, 2011), 수목이 울창하거나 해발고가 낮은(경사도가 낮은) 숲길 일수록 뿌리노출이 많이 발생하고, 해발고가 높은 곳은 주로 노면침식이나 암석노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Kwon et al., 2004)된 바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지형에 따른 훼손유형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복합훼손 유형이 가장 높게 발생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외부훼손인 나지노출은 총 5개로 산복 4개와 능선 1개(정상 제외)가 발생되었다(data not shown). 이 중에서 1개소(산복)는 특이한 나무가 숲길 인근에 있어 이를 보기 위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며, 나머지 장소는 앉아 쉬거나 음식물을 먹기에 편한 바위가 존재하는 곳에 형성되어 4.3 km 숲길 중에 4개의 쉼터가 인위적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분기(샛길)를 포함한 숲길 이외의 인위적 나지노출 발생은 이용객이 원하는 접근성과 경험 등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 주로 발생하며(Wimpey and Marion, 2011), 경로 재조정, 시설물 설치 등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따라서 선자령순환등산로는 현재 이용객 특성에 따라 약 1 km당 쉼터 1개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훼손지의 노면침식을 대표하는 토양침식은 평균 12.9 cm로 나타났으며, 강 13.3 cm, 중 13.2 cm, 약 11.6 cm로 훼손등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인 차이는 인정되지 않았다(Table 4). 등급간에 유의적인 차이를 보인 항목은 좌 20 cm와 침식량에서 P < .05 수준의 차이가 인정되었다. 또한 평균토양침식깊이의 횡단위치에서 유의적인 차이(P < .000)가 인정되었다. 토양침식이 발생한 중앙부분에서 15.8 cm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양 끝으로 갈수록 점차 낮아졌다. 노면침식에 대한 연구는 주로 대상지의 토양침식깊이와 토양침식량 등의 현황을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Park et al.(2010)은 지리산국립공원 칠선계곡 탐방로의 토양침식깊이는 2008년 19.5 cm에서 2009년 22.8 cm로 3.3 cm 증가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Han et al.(2012)은 초안산근린공원 내 숲길의 토양침식깊이를 10 cm 간격으로 조사한 결과 10~20 cm 미만이 가장 많이 분포한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기존 연구 대부분은 자세한 조사지점이나 조사방법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여 비교가 불가능하였다.
All values mean± S.D.
Different numbers(column) and letters(row) are significantly different at the 5% level.
평균토양침식량은 14.6 cm2로 나타났으며, 강 16.2 cm2, 중 16.0 cm2, 약 11.1 cm2로 훼손등급에 따라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되었다(P < .05). 토양침식 중에서 토양침식량은 숲길 경사도와 강한 긍정의 관계가 있는 것(Nepal, 2003; Olive and Marion, 2009)으로 보고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토양침식량과 경사도는 낮은 수준의 상관(.321, P < .05)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결과와 차이가 있었다. 이는 숲길훼손이 발생한 구간, 즉 훼손등급 내의 경사도와 토양침식량과의 관계를 분석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며, 다른 연구처럼 훼손이 발생하지 않은 구간의 데이터를 포함하여 분석한다면 선행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최대 혹은 평균침식깊이는 훼손등급과 경사도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숲길훼손 연구는 주로 최대 침식깊이로 훼손유무 및 등급을 판단하고(Jeong et al., 2012; Choi et al., 2014; Nam et al., 2015) 있기 때문에 노폭, 침식 너비, 토양침식량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을 함께 고려한 재검토(Meadema, 2018; Salesa et al., 2019)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토양침식깊이는 침식깊이를 측정하는 조사지점(원지반, 숲길 조성 후 지반 및 자연침식이 일어난 지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Marion and Wimpey, 2017). 게다가 숲길에서의 토양침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주로 물(강우, 서리, 눈 등)에 의해 침식이 일어나며, 바람이나 건조, 답압 등에 의한 침식은 매우 적은 것으로 보고하였다(Kim, 2011; Marion and Wimpey, 2017). 따라서 조사지점과 조사방법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설명 제시와 훼손요인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연구결과에 대한 비교와 분석이 가능하며, 이에 따른 적절한 관리 대책과 목표 수립이 가능하다. 따라서 세계관광기구(United Nations World Tourism Organization, 2004)가 권장하고 있는 가장 강한 훼손이 발생한 지점(3~5곳)에 고정표본점을 설치하여 동일한 방법의 조사를 통해 확보된 시계열 자료를 분석하여 숲길훼손 실태와 그에 따른 복구방안을 제시하는 방법론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토양침식은 지형과 어느 정도 상관이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연구는 주로 종단경사도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종단, 횡단구배에 대한 연구보고는 Kim(2011), Park et al.(2010)에 의해 보고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종단, 횡단구배가 적용된 개념인 트레일 경사 배열(TSA, Trail Slope Alignment)을 주요 조사지표(Marion and Wimpey, 2017)로 포함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에 개념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All values mean± S.D.
Different numbers(column) and letters(row) are significantly different at the 5%.
토양경도는 산중식 경도계로 금속원추에 일정한 힘이 필요한 용수철이 연결되어 있으며, 토양에 직각으로 눌렀을 때, 관입이 정지 될 때 콘이 후진한 길이(mm)를 재는 방법과, 용수철이 수축하는 무게를 토양에 접한 원추의 단면적으로 나눈 경도(kg/cm2)로 재는 두가지 방법(Han et al., 2011)으로 측정하였다.
kg/cm2로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토양경도는 11.1 kg/cm2로 나타났으며, 건전이 16.9 kg/cm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강 12.3 kg/cm2, 중 9.3 kg/cm2, 약 9.3 kg/cm2 순으로 나타났다(Table 5). 훼손등급 간에서는 평균(P < .05), 최대(P < .01), 나지평균(P < .05)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이 인정되었다. 숲길위치에 따른 경도는 나지면의 중앙 부분인 좌1에서 평균 25.0 kg/cm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좌 2와 우 1이 각각 23.6 kg/cm2와 23.3 kg/cm2로 그 뒤를 이어 숲길 중앙 부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완충지 인근의 나지면 좌 5와 우 5는 각각 15.3 kg/cm2와 12.8 kg/cm2로 중앙 부분(좌 1, 우 1)과는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되었다. 숲길 나지면의 전체 평균은 18.8 kg/cm2로 나타났으며, 노면 바깥으로 갈수록 경도가 낮아져 완충지 좌 4.1 kg/cm2, 우 3.6 kg/cm2, 자연사면 좌 2.1 kg/cm2, 우 1.8 kg/cm2로 나타났다. 훼손등급 강, 중, 약, 전체 평균의 토양경도는 위치간에 P < .000 수준에서 유의성이 인정되었으며, 건전에서도 P < .05 수준에서 유의성이 인정되었다.
숲길 토양경도를 kg/cm2로 보고한 연구 중에서 Kim(2011)은 관입식 유형의 토양경도계(DAIKI DIK-5553)로 지리산 국립공원 종주 등산로의 토양경도를 측정한 결과 중앙에서 84.7 ㎏f/cm2로 가장 높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낮아져 완충지 0.8~2.6 ㎏f/cm2, 등산로 인근 자연사면은 0.8 ㎏f/cm2로 보고한 것과 유사한 경향으로 나타났다. Lim and Park(2013)도 토양경도계(DAIKI DIK-5553)로 지리산둘레길의 토양경도를 측정한 결과 5 cm 깊이까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전체구간의 평균 토양경도는 숲길 17.2 ㎏f/cm2, 산림지역 1.7 ㎏f/cm2로 보고하였다. 또한, 지리산둘레길 구간 중 가장 높은 토양경도를 보고한 인월~금계구간의 숲길 24.6 ㎏f/cm2, 산림지역 2.7 ㎏f/cm2와 본 연구결과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본 연구결과와 이용객이 집중되는 숲길 중앙에 토양경도가 가장 높다고 보고한 연구결과(Kim, 2011)와 일치하였다. 일본에서는 자연상태의 경도를 4.7~14.0 kg/cm2(Research Committee of Japanese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 2020)으로 보고함에 따라 3~6.7 kg/cm2의 범위를 보인 완충지는 자연상태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토양경도를 mm로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토양경도는 19.4 mm로 나타났으며, 건전에서 20.3 mm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강 20.1 mm, 중 18.6 mm, 약 18.7 mm 순으로 나타났다(Table 6). kg/cm2 조사결과와 유사하게 훼손등급 건전 구간에서 토양경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훼손등급 평균 간에 통계적 유의성이 인정되지 않은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훼손등급 간에는 최대와 나지평균에서 통계적인 유의성(P < .05)이 인정되었다. 숲길위치에 따른 토양경도는 나지면의 중앙 부분인 좌 1에서 평균 26.5 mm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우 1과 좌 2가 각각 26.1 mm와 26.0 mm로 그 뒤를 이어 kg/cm2 조사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완충지 인근의 나지면 좌 5와 우 5는 각각 23.9 mm와 22.7 mm로 중앙 부분(좌 1, 우 1)과는 통계적으로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되었다. 숲길 나지면의 전체 평균은 24.8 mm로, 노면 바깥으로 갈수록 경도가 낮아져 완충지 좌 15.6 mm, 우 14.9 mm, 자연사면 좌 11.7 mm, 우 11.1 mm로 나타났다. 강, 중, 약, 건전, 평균의 모든 훼손등급에서 토양경도는 위치간에 P < .000 수준에서 유의성이 인정되었다.
All values mean± S.D.
Different numbers(column) and letters(row) are significantly different at the 5%.
숲길 토양경도를 mm로 보고한 연구 중에서 Nam et al.(2015)은 주왕산국립공원 탐방로 중앙과 중앙으로부터 좌우 바깥쪽 50 cm 각 1회씩 측정하여 평균값으로 11.5~14.2 mm로 보고하였다. Mun et al.(2013)은 경주국립공원을 대상으로 토양경도계(TAKEMURA, SHM-1, Japan)로 중앙과 좌우 각각 3회씩 측정한 결과 25.7~31.1 mm로 보고한 결과와 측정장비 및 방법(측정 위치)이 달라 본 연구결과와 비교가 불가능하였다. Kil et al.(2012)은 11~20 mm 미만에서 식물 생육이 원활하고, 20~23 mm 미만은 다양한 식물 생육 어려우며, 23~27 mm 미만은 식물 뿌리 발달에 다소 어렵다고 하였으며, 27 mm 이상은 식물 생육이 곤란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에 따라 조사대상지 대부분의 나지면은 21~30 mm 사이로 식물 뿌리발달이 다소 어렵거나 생육이 곤란하며, 건전의 중앙부분과 강의 좌 1은 27 mm 이상으로 식물 생육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완충지는 14.1~17.4 mm로 식물 생육이 원활한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나 식생조성 등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용객이 숲길 중앙부위를 벗어나 걷게 되면 노폭확대, 나지화 증가(식생감소) 등의 다른 훼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Wimpey and Marion(2010)은 트레일 중앙부위를 한 줄로 걷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전 구간의 숲길은 이용객이 숲길 중앙부위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훼손이 발생한 곳에서는 중앙부위로 이용객이 거부감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관리방안 수립이 요구된다.
kg/cm2와 mm의 조사방법간의 상관관계는 r=0.958로 P < .000 수준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회귀분석을 통해 kg/cm2와 mm간의 관계식을 도출할 수 있었다(식 2, Figure 9). 이는 관입식 경도계의 토양 경도 측정방법 MPa와 mm간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r=0.95, R2=0.91로 보고한 연구결과와 일치하였으나(Han et al., 2011), 회귀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는 측정장비모델과 측정장소(숲길, 밭)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kg/cm2와 mm 조사결과의 가장 큰 차이는 자연사면과 완충지의 통계적인 차이 여부로 나타났다. kg/cm2에서는 자연사면과 완충지는 훼손등급과 관계없이 통계적(P < .05)으로 차이가 인정되지 않았으나 mm에서는 모든 훼손등급에서 유의적인 차이가 인정되었다. 하지만 훼손등급별 평균값은 kg/cm2에서 통계적(P < .05)으로 차이가 인정된 반면 mm에서는 통계적인 차이가 인정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토양경도는 본 연구를 통해 나지면과 완충지, 자연사면, 그리고 나지면 내 수평 위치간의 토양경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조사방법에 따라 훼손등급간, 노지수평위치간의 통계적인 유의성의 인정 유무에도 차이가 있었다.
숲길훼손등급 강의 적용 기준은 훼손정도가 심하여 즉시 복구가 필요한 구간으로, 경사도 20.1%, 침식깊이 평균 13.3 cm, 중앙 16.1 cm, 침식량 16.2 cm2로 나타났으며 토양경도는 평균 12.3 kg/cm2(20.1 mm), 최대 39.3 kg/cm2(29.6 mm)로 나타났다. 훼손등급 중은 부분적으로 나지화가 진행되며 단기간 내 복구가 필요한 구간으로 경사도 19.1%, 침식깊이 평균 13.2 cm, 중앙 16.7 cm, 침식량 16.0 cm2로 나타났으며 토양경도는 평균 9.3 kg/cm2(18.6 mm), 최대 30.1 kg/cm2(27.8 mm)로 나타났다. 훼손등급 약은 국소적 훼손 발생으로 일반적 유지보수가 필요한 구간으로 경사도 7.3%, 침식깊이 평균 11.6 cm, 중앙 14.2 cm, 침식량 11.1 cm2로 나타났으며 토양경도는 평균 9.3 kg/cm2(18.7 mm), 최대 30.4 kg/cm2(27.8 mm)로 나타났다. 훼손등급 강과 중은 토양침식깊이와 침식량, 토양경도에서 통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토양침식량에서만 강 및 중과 약 사이에서 통계적인 차이가 인정되었다.
결 론
본 연구는 백두대간 마루금 선자령순환등산로 4.3 km에서 정성적으로 평가되는 훼손등급을 적용하여 숲길훼손이 발생된 구역의 구체적인 데이터와 조사방법을 제시하고, 조사항목간의 관계를 구명하고자 수행되었다. 그 결과, 선자령순환등산로는 평균 노폭과 나지폭은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에 비해 매우 넓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훼손비율 또한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정성적인 기준으로 평가된 훼손등급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훼손등급 강의 경사도는 20.1%, 침식깊이는 평균 13.3 cm, 중앙 16.1 cm, 침식량 16.2 cm2로 나타났으며 토양경도는 평균 12.3 kg/cm2(20.1 mm), 최대 39.3 kg/cm2(29.6 mm)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방법을 통해 토양침식깊이와 침식량의 측정방법과 토양경도 측정방법을 구체화하여 제시하였다. 훼손등급은 훼손지의 경사도와 가장 높은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능선보다 산복에서 평균과 중앙의 토양침식깊이가 깊어지며, 평균 토양경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및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다음의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첫째, 백두대간 마루금 선자령순환등산로는 이용객이 연간 20~30만 명으로 많이 찾지만 숲길에 대한 기초현황자료는 미흡한 실정이었다. 본 조사를 통해 숲길의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과 훼손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자료는 앞으로 숲길 유지관리 정책과 실무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지금까지 보고된 숲길훼손 조사방법을 구체화하여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토양침식깊이와 침식량 조사는 조사지점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데이터가 달라질 수 있으며, 토양경도는 연구자에 따라 조사지점과 방법이 달라 비교가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토양침식깊이와 침식량 조사는 가장 훼손이 심한 구간 내 고정조사구 설치를 통해 시계열 자료를 확보하여 비교할 것을 제시하였고, 토양경도는 가장 많이 활용되는 관입식 기기의 측정방법과 조사지점 비교를 통해 방법의 차이를 제시하였다.
셋째, 정성적인 기준으로 평가된 훼손등급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였고, 각 항목의 상관을 분석하여 숲길훼손 등급에 경사도가 상관이 가장 높은 것을 구명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따라서 경사도는 숲길 조성 계획에서부터 고려되어야 하며, 경사도가 높은 구간이 포함될 때에는 돌계단 및 돌수로 설치나 식생조성 등의 숲길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같이 고려된 상태에서 숲길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성적인 방법으로 평가되는 숲길훼손 등급 기준의 정량적 기준제시 및 세분화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숲길에 동일한 방법을 적용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구분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성적인 기준에 의한 훼손등급 구분은 평가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동일한 조사방법과 구체적인 데이터 제시가 필수적이며, 다른 숲길과의 비교를 통해 보다 세부적인 숲길관리대책 수립이 가능할 것이다.
본 연구는 선자령순환등산로 일부구간과 특정시기를 대상으로 결과를 분석한 점이 한계이며, 다양한 숲길 적용과 고정조사점을 토대로 시계열 자료축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