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경사지와 산림토지를 개간하고 땔감과 같은 목재 에너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급속히 진행되었다(Kim et al., 2016). 경사지 관리 기술 부족으로 인한 토양 침식과 홍수 피해까지 맞물려 침수 피해가 증가하고있다(’18년 11,745 ha, ’20년 39,296 ha1) 경작지 침수) (FAO, 2020). 또한, 북한의 산림 면적은 1999년에 917만 ha, 2008년에 899만 ha, 2018년에 939만 ha로 감소하다가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Kim et al., 2020; Statistics Korea, 2020).
김정은 정권은 2015년부터 산림복구전투를 선포하고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에 기여하는 산림복구의 전략적 의미를 가진 ‘황금산 전략’을 통해 황폐 산림을 ‘황금산, 보물산으로 만들자’고 강조하였으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경사지 복구, 조림 등 산림 분야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Oh and Kim, 2020). 특히 북한은 산림 분야에서 임농복합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혼농임업의 북한식 표현으로써, 혼농임업은 농업과 임업을 겸하면서 축산업, 어업까지 도입하여 같은 토지 영역 내에서 공간적, 시기적 구분을 통해 함께 심어 농업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복합영농의 한 형태이자 토지 이용체계를 말한다 2)(FAO, 2013). 북한에서 임농복합경영은 경사지에 적용된다는 특성 때문에 조림을 통한 산림복구와 농작물 및 약초 재배를 통한 경제적 실리를 동시에 얻을 뿐 아니라 경사지 보호의 역할까지 동반하므로 김정은 정권의 황금산 전략을 집약적으로 담아낸다고 볼 수 있다(Jang et al., 2015; Kim et al., 2019; Lim et al., 2020; MoLEP et al., 2011).
북한의 임농복합경영은 2003년 스위스 개발협력청(Swiss Agency for Development and Cooperation, SDC)의 ‘경사지 관리 프로그램(Sloping Land Management Program, SLMP)’의 제안으로 시작하였으며, 2004년 초 황해북도 수안군에 임농복합경영 방법을 도입하여 시범사업을 진행하였다. 2013년부터는 정책적으로 임농복합경영을 전국적으로 확대시켰고 3)(Xu et al., 2012; MoLEP et al., 2014; Lim, 2015), 2015년에는 ‘국가 임농복합경영 전략 및 실행계획(2015년∼2024년)’을 수립하여 본격화되었다(MoLEP et al., 2015).
북한에서 Yoon and Lee(2014)와 Lee and Gil(2016)은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를 선정하기 위해 기존 임농복합경영 대상지와 주요 경제수종들의 임농복합경영 대상지 현장조사를 통해 임농복합경영에 효과적인 입지 조건을 평가하고 입지 특성을 정리하였다. Lee and Gil(2016)은 열매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 토양, 지형 조건을 분석한 결과, 임농복합경영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입지 특성으로 토심과 경사도, 지형적 위치를 선정하였다. 이에 따라 입지 특성을 구분하여 총 18개의 입지 조건으로 나누고, 임농복합경영의 경영 기간에 따라 단기와 장기 대상지로 구분하였다. 단기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는 교목을 등고선 방향으로 줄식 또는 띠식으로 심고 수관이 맞닿기 전까지 일정 기간 나무열 사이에 낮은 작물을 심어 임농복합경영을 일시적으로 진행하고 산림으로 전환하는 대상지이다. 반면, 장기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는 경제성이 높은 관목 위주로 수관이 적게 퍼지고 키가 낮은 나무들을 등고선 방향으로 줄식 또는 띠식으로 심고 그 사이에 알곡 작물을 심어서 비교적 오랜기간 임농복합경영을 진행하는 대상지를 말한다. 북한의 Lee(2017)는 위의 18가지 입지 조건에 따라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GIS 기법을 활용해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를 추출 및 유형화하고 지도상에 나타내어 유형별로 면적을 계산했다.
선정된 임농복합경영 대상지에 대하여 적합한 수종과 작물 조합 선정에 대한 연구가 북한에서 다수 진행되었다(Kang et al., 2015; Lee and Gil, 2016; Hwang, 2019). 특히 Kang et al.(2015)과 Hwang(2019)은 생태지리적(자연적) 특성을 반영하여 임농복합경영에 적합한 수종과 작물을 선정하였는데, 생태지리적 조건에 따라 지역을 구분하는 데 사용된 지도는 생태지리구획도이다. 생태지리에 따른 지역 구분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태적, 지리적으로 구분되는 비슷한 환경 조건의 지역으로서, 수종과 생태적 다양성의 주류를 공유하는 지역을 말한다(Omernik, 2004). 생태지리 지역 구분에 대한 정의와 기준이 목적과 특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생태지리 구분에 사용되는 인자는 주로 기후, 지형, 토양, 식생 등 구분 목적에 따라 다르게 사용된다(Bailey 1995; Omernik, 2004).
북한에서 생태지리구획은 생태환경 요소들의 지역적 차이와 인위적 영향에 의한 생태환경 취약성 정도를 고려하여 구분한 지표로 정의하고 있다(Ju et al., 2012). 북한에서 생태지리구획도의 정의와 목적에 따라 제작하는 데 사용한 인자는 지형, 기후, 인위적 인자이며, 지형 인자로는 해발고도, 기후 인자로는 생물온도, 온난지수와 기후생산잠재력지수, 그리고 인위적 인자로는 생태취약도이다. 생물온도는 식물의 생육 한계온도와 생육기간을 규제하는 지표이며, 생장과 발육에 알맞은 0℃에서 35℃ 사이의 값에 해당하는 연평균온도이다. 온난지수는 식생의 생육시기 동안 온난한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식물 생육 온도인 5℃를 기준으로 한 해 동안의 월평균온도를 총합한 값으로 표현한다(Kira, 1945). 기후생산잠재력지수는 산림의 잠재 생산능력을 평가하는 인자로 사용되며, 접근이 어렵고 임분이 없는 나지에 대해서도 기후로 잠재적 생산성을 평가할 수 있어 세계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Rahman and Akter, 2015). 생태취약도는 자연적, 인위적인 교란에 의한 생태 변화를 표현하는 인자이며, 인위적 교란에 의한 생태적 반응을 지시할 수 있다(Nilsson and Grelsson, 1995). 북한에서는 이를 강수량과 온난지수, 인위적영향도, 식피율과 산림생산성을 사용하여 나타내었다(Ju et al., 2012).
북한이 이렇게 관심을 보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임농복합경영은 2018년 남북산림협력에서 합의한 4가지 주요의제 중 하나로서,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협력을 준비하면서 임농복합경영 의제 관련 대응 및 협력방안을 마련하고자 실증연구로 임농복합경영의 유형별 공간정보 구축과 협력전략을 수립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Yang et al., 2020).
그러나 북한의 문헌상에는 생태지리구획에 의한 구분과 임농복합경영 대상지의 조건에 대해서만 확인 가능하고, 가시화된 자료와 활용가능한 형태로의 자료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DB화 되지 않은 문헌만으로의 자료는 활용성이 떨어져 공간 분석이 제한적이고 다른 영상 자료와의 비교, 중첩, 분석, 자료 산출 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위성자료를 활용하여 보다 정확하고 정량적인 자료의 분석을 통해 적지적수에 기반한 남북산림협력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문헌으로만 존재하는 북한의 지리 정보 자료를 가시화하여 공간분석의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임농복합경영분야 남북 산림협력에 활용하기 위해 1) 북한의 생태지리구획도를 모의하기 위한 인자 산출식을 도출 후 생태지리구획도를 제작하여 DB화하고, 2) 북한의 입지 특성에 따른 임농복합경영 유형별 대상지 지도를 산출하여 DB화한 후, 3) 생태지리구획도와 임농복합경영 대상지 지도를 중첩하여 생태지리적 특성에 따른 임농복합경영 수종과 작물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생태지리구획도 제작에 사용한 인자는 북한 문헌을 참고로 하였으며 지형인자로 해발고도, 기후인자로 생물온도(Biological Temperature, BT), 온난지수(Warmth Index, WI)와 기후생산잠재력지수(Climate Vegetation and Productivity index, CVP)이다.
생태지리구획도를 작성하기 위하여 2015년 SRTM(Shuttle Radar Topography Mission) 30 m DEM(Digital Elevation Model) 해발고도 자료와 30년간(1970-2000) 공간 해상도(1 km2)의 최저온도, 최고온도, 평균온도, 강수량, 일사량, 수분증발량(WorldClim ver2.)을 참고자료로 사용하였다.
위의 참고자료들을 활용하여 생태지리구획의 기준 인자를 산출한 식은 Table 1과 같다.
북한의 문헌에서 위 기준 인자들을 활용하여 생태지리구획을 제작하는 과정이 단순하게 제시되어 있어 본 연구에서는 ENVI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머신러닝 기법 중 무감독 분류에 해당하는 ISODATA(Iterative Self-Organizing Data Analysis Technique) 방법을 이용하였다. ISODATA는 여러 인자들에 대하여 반복 분류 알고리즘으로 특정 차이를 보이는 적정한 구역으로 구분할 수 있어 현장의 훈련자료를 구축하기 어려운 북한에 대해 무감독분류법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구획 단위를 지대와 지역의 등급으로 나누었는데 지대는 지리적 영향을 주로 받는 해발고도와 생물온도, 온난지수를 지표로 하여 나누고, 지역은 지대를 구분한 데에 기초하여 더 세분화된 지역별 기후 영향을 반영하기 위해 산림 식생의 생산성 평가지표로써 기후와 생물 생산성 간의 관계성을 지시하는 기후생산잠재력을 지표로 북한의 행정구역을 반영하여 나타내었다(Paterson 1956). 최종적으로 제작된 북한의 생태지리구획도는 북한의 문헌과 비교하여 지대 및 지역 이름을 매칭하고 지역별로 생태 환경적 특성을 정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ArcMap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북한 전역에 대하여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를 구분하고 지도화하였다. 분석을 위해 임업진흥원에서 제공한 토심도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제작한 경사지 유형 및 지형적 위치 자료를 사용하였으며 각 자료의 해상도는 30 m이다. 입지 조건은 경사도, 토심, 지형적 위치 등 세 가지 입지 특성에 따라 총 18개로 구분하였다. 토심과 경사는 세 가지 범주, 지형적 위치는 전면 조림이 필요한 산정을 제외한 두 가지 범주(산록, 산복)로 구분하였다. 또한, 북한의 임농복합경영 경영 기간에 따라 단기 및 장기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로 구분하였다(Table 2).
ArcMap을 통해 산출한 단기 및 장기 임농복합경영 대상지 지도를 본 연구에서 제작한 생태지리구획도와 중첩하여 생태지리적 특성에 따라 구분된 지역별로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를 구분 및 산출하였다.
생태지리구획에 따른 지역별로 임농복합경영 경영 기간에 따라 적정한 수종과 작물을 조합하였다(Figure 1). 북한의 Kang et al.(2015) 및 Hwang(2019) 연구에서는 지역과 위치에 따른 임농복합경영 수종과 작물를 일부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본 연구에서 구분한 생태지리구획에 따른 지대별 수종 및 작물, 한반도 산림대 및 지대별 수종도(Kim et al., 2021), 북한 행정구역별 조림권장 수종(KFS, 2014; Kim et al., 2021), 북한의 임농복합경영기술 교재(MoLEP and SDC, 2010; MoLEP et al., 2011)를 활용하여 임농복합경영 적정 수종과 작물을 분석하여 지대 및 지역별로 분류하였다. 분류한 후, 수목 30종과 작물 19종을 대상으로 지역 및 경영 기간에 따라 수목은 단기(교목 위주의 용재수종, 유실ㆍ특용수종, 사방수종 등) 및 장기(경제관목 위주의 유실ㆍ특용수종) 대상 수종으로 분류하였고, 작물은 단기(감자, 고구마, 콩, 밭벼) 및 장기(단기 대상 외 알곡작물) 대상 작물로 분류하였다.
결과 및 고찰
북한의 임농복합경영 대상지의 적정 수종 및 작물 선정을 위한 생태지리적 구분을 위해 북한 전역에 대하여 생태지리구획도를 제작하였다. 북한의 지리 기후적 요인을 고려하여 작성한 생태지리구획도는 Figure 2와 같으며, 무감독분류에 따라 4개 지대, 13개 지역으로 구분되었다. Figure 2의 각 지대와 지역명은 북한의 논문에서 확인되는 생태지리구획의 지리적 명칭을 통해 문헌에 나타난 이름을 반영하여 나타내었으며, 각각 북부고원지대(3지역; 백두고원, 삼수-갑산 및 김형권군-풍서 지역), 내륙산간지대(3지역; 자강산지, 북대봉산지 및 평강-세포대지 지역), 서해안지대(3지역; 북부연안, 중부연안 및 남부연안 지역), 동해안지대(4지역; 동북부, 단청-북청, 함흥-금야 및 원산-고성 지역) 등으로 구분된다(Ju et al., 2012).
지역별 생태 환경적 특성인 해발고도(DEM), 생물온도(BT), 온난지수(WT) 및 기후생산잠재력지수(CVP)는 Table 3에 정리하여 나타내었다.
Values in parentheses are standard deviation of mean.
북부고원지대는 평균 해발고도가 1,203∼1,451 m로 가장 높고 평균 생물온도와 평균 온난지수가 5.4∼5.6℃와 34.3∼42.8로 가장 낮은 값을 가진다. 평균 기후생산잠재력지수도 다른 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북부고원지대 중 백두고원 지역이 335로 가장 낮고 삼수-갑산, 김형권-풍서 지역이 각각 424, 460으로 낮다.
내륙산간지대는 백두고원지대보다는 낮지만 평균 해발고도가 532∼621 m이고 평균 생물온도와 평균 온난지수는 8.4∼9.4℃와 65.2∼73.3로 확인된다. 평균 기후생산잠재력지수는 지대 내 지역마다 크게 다르게 나타나는데, 자강산지 지역이 814로 가장 낮으며 북대봉산지 지역과 평강-세포 지역이 1,116과 1,335로 다른 지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해안지대는 평균 해발고도가 83∼111 m로 4지대 중 가장 낮으며 평균 생물온도와 평균 온난지수는 10.4∼11.3℃와 85.2∼9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평균 기후생산잠재력지수는 북부연안 지역에서 1,227, 중부연안 지역에서 1,416 그리고 남부연안 지역에서 1,681로 남쪽으로 갈수록 높게 나타나며 다른 지대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았다.
동해안지대는 평균 해발고도가 313∼667 m로 나타나고 평균 생물온도와 평균 온난지수는 7.6∼10.1℃와 54.9∼79.4로 분포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게 나타났다. 이는 동북부 지역과 원산-고성 지역의 차이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평균 기후생산잠재력지수 또한 동북부 지역에서 501, 원산-고성 지역에서 1,328로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다.
지형 및 환경적 특성에 따라 4지대 13지역으로 구분된 생태지리구획도는 북한을 지리 및 기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 기본 자료이며, 이와 연계하여 지역별 임농복합경영 대상지에 적합한 수종과 작물 선정 시 생태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입지조건에 따른 임농복합경영 대상지 지도 제작을 위해 세 가지 입지 특성을 활용하였다. 북한의 세 가지 입지 특성(토심, 경사, 지형적 위치)에 따라 구분한 18개 입지조건에 해당하는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를 ArcMap에서 산출하여 지도화하였다(Figure 3a). 그리고 18개로 구분된 입지 조건을 임농복합경영 경영기간에 따라 단기와 장기 대상지로 구분하여 Figure 3b에 나타냈다.
단기 임농복합경영 대상지에 해당하는 입지조건에는 12개 유형(1–10, 13, 14)이 포함되며, 장기 임농복합경영 대상지에는 상대적으로 토심이 깊어 오랜 기간 임농복합경영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6개 입지조건(11–12, 15–18)이 포함된다.
입지조건에 따라 선정된 임농복합경영 대상지 지도는 북한 전역에 대하여 임농복합경영의 경영 기간에 따른 대상지의 분포를 가시화하여 파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서 산출한 생태지리구획 지도와 함께 중첩하면 지리기후적 인자와 입지조건을 동시에 고려한 지역별 수종과 작물을 제시하기 위한 공간분석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지리기후적 인자와 입지조건을 동시에 고려하여 최적의 임농복합경영 수종 및 작물을 선정하기 위해 앞서 제작한 생태지리구획도와 임농복합경영 대상지 지도를 중첩하여 단기 및 장기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를 구분하였다. 이에 따라 북한의 생태지리구획 4지대 13지역을 대상으로 경영 기간에 따라 단기와 장기 대상지에 수목 30종과 작물 19종을 대상으로 각각 적정한 수종과 작물을 제시하였다(Table 4). 북한의 문헌에서는 수목 21종(MoLEP et al., 2011) 및 31종(MoLEP and SDC, 2010)을 대상으로 임농복합경영 식재 기술을 제시하고 있고, 북한에서 주요 경제 수종으로 언급하는 낙엽송, 밤나무, 쉬나무, 잣나무, 아로니아(Lee and Gil, 2016), 수목 35종 및 작물 20종(Kang et al., 2015)을 대상으로 한 임농복합경영 연구 결과에 대해 보고한 바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북한의 지형환경 및 생태 특성을 고려하여 수목 30수종 및 작물 19종에 대한 지역별 조합을 정리하여 결과로 제시하였고 가시화된 생태지리구획도를 통해 해당 수종 및 작물 조합의 지리적 위치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앞선 연구들에서 활용한 수종과 작물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임농복합경영 수종과 작물로서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부고원지대 내 단기 대상지에서는 이깔나무류, 종비나무, 가문비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 위주의 수종과 작물로는 감자가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기 대상지에서는 기름밤나무, 산돌배 수종과 기장, 녹두, 밀, 보리 등과 같은 작물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의 문헌[산림총서(Lim et al., 1994), 조선식물피복도(Kim et al., 2021), 사회적참가에 의한 림농복합경영 기술개발(MoLEP et al., 2011), 림농복합경영기술(MoLEP and SDC, 2010), 연구논문(Kang et al., 2015; Lee and Gil, 2016; Hwang, 2019)], 한반도 산림대 및 지대별 수종도(KFS, 2014; Kim et al., 2021), 북한 행정구역별 조림권장 수종(Kim et al., 2021), 연구논문(He et al, 2015; Xu et al, 2012) 등의 자료들을 활용한 분류 결과로 모든 지대 내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북한의 언론보도를 통해 임농복합경영 식재 수종으로 언급되어 북한 주민의 선호도가 높고, 경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수종들을 적용하였다(Choi et al., 2017a, 2017b).
내륙산간지대 내 단기 대상지에서는 가래나무, 비술나무, 이깔나무류, 아까시나무 등 활엽수 위주의 수종과 작물로는 감자 및 고구마가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기 대상지에서는 기름밤나무, 산돌배, 아로니아, 살구나무 등 수종과 기장, 녹두, 들깨, 메밀 등과 같은 알곡작물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안지대 내 단기 대상지에서는 호두나무, 쉬나무, 잣나무, 아까시나무, 낙엽송 등 수종과 작물로는 고구마, 감자 및 밭벼가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기 대상지에서는 기름밤나무, 생강나무, 아로니아, 살구나무, 대추나무 등 수종과 옥수수, 기장, 녹두, 들깨, 메밀 등과 같은 알곡작물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안지대 수종이 다른 지대에 비해 종류가 많고 다양하며, 침엽수보다는 유실수와 활엽수 위주였는데 이는 다른 지대에 비해 해발고도가 낮고, 평균 생물온도 및 온난지수가 높은 생태지리 특성 차이 때문으로 판단된다.
동해안지대 내 단기 대상지에서는 가래나무, 낙엽송, 피나무 등 수종과 작물로는 고구마, 감자 및 밭벼가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기 대상지에서는 기름밤나무, 아로니아, 살구나무, 산돌배 등 수종과 옥수수, 기장, 녹두, 들깨, 메밀 등과 같은 알곡작물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지대 내 지역별로는 수종과 작물이 대부분 유사하였으나, 지대별로 비교했을 때는 차이를 보였다. 이는 생태지리적 구분을 위한 특성인 해발고도, 생물온도, 온난지수의 지리 및 기후적 요인이 지대별로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Chun et al., 2014; Kong 2004; Ranjitkar et al., 2016). 특히 지대별 해발고도는 큰 차이를 보였는데 북부고원지대에서는 추운 기후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침엽수 수종 위주였으며, 나머지 3지대는 상대적으로 북부고원지대보다 고도가 낮고 따뜻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종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남한의 수종별 식재기술을 활용한 임농복합경영 기술협력을 위해서는 북한의 생태지리구획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 남한의 생태지리구획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남한을 무감독분류 시행을 통해 한반도의 생태지리를 구획하였으며(미발표자료, 20214)), 그 결과 3지대(내륙산간, 서해안 및 동해안 지대)가 북한과 연속적으로 구분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따라서 남한에서 잘 자라는 수종을 북한의 3지대에 산림복구 기술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차이가 있는 북부고원지대는 북중 접경지역 분포 수종을 활용한 조성기술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Kong(2004)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부고원지대와 중국의 접경지역인 지린성에서 분포하는 수종으로 전나무, 분비나무, 이깔나무, 종비나무 등이 있으며, 이들 모두 고도가 높은 곳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북부고원지대의 임농복합경영 수종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북한의 Um and Son(2014)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도 1,000 m 이상인 북한의 북부높은산지대에서 잘 자라는 수종으로 종비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이깔나무, 전나무 등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북부고원지대에서 임농복합경영으로 적합한 수종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북한의 산림총서와 조선식물피복도, 그리고 북한의 임상분포도와 비교해봤을 때 지대별 특성이 반영된 결과인 것을 알 수 있다(Kim et al., 2021; Lim et al., 1994). 산림총서에서는 북부고원지대에 침엽수가 70% 수준으로 우점ㆍ분포하고 있고, 조선식물피복도에서 북부고원지대는 한대성ㆍ아한대성 식물피복으로 주로 고산식물,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이깔나무가 우점ㆍ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북한의 임상분포도에서도 북부고원지대에만 침엽수가 주로 우점ㆍ분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Lim et al., 1994; Kim et al., 2021). 이를 기반으로 향후 남북 산림협력을 위한 임농복합경영 계획 수립 시 용재림, 유실수림, 종이원료림, 기름원료림 조성 등 경영 목적과 산림자원소득형, 에너지형 등 유형을 모두 고려한 임농복합경영 수종과 작물 조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본 연구는 남북 산림협력 분과회담 주요의제 중 하나인 임농복합경영 분야 기술협력을 위해 1) 북한의 생태지리구획도를 모의하기 위한 인자 산출식을 도출 후 생태지리구획도를 제작하여 DB화하고, 2) 북한의 입지 특성에 따른 임농복합경영 유형별 대상지 지도를 산출하여 DB화한 후, 3) 생태지리구획도와 임농복합경영 대상지 지도를 중첩하여 생태지리적 특성에 따른 임농복합경영 수종과 작물을 선정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첫 번째, 북한의 문헌으로만 존재하고 제작 방식이 단순했던 북한의 생태지리구획도를 지형과 기후의 위성자료와 무감독분류 분석을 사용하여 모의하고 활용 가능한 GIS 데이터로 구현하였다.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북한의 지도를 확보하고 있진 않지만, 연구 문헌상에 언급된 행정구역을 통해 본 연구에서 제작한 생태지리구획도와 간접적 비교가 가능하다.
두 번째, 입지 특성에 기반하여 선정한 북한의 임농복합경영 대상지 지도를 ArcMap으로 제작하여 공간정보를 구축하고 생태지리구획도와 중첩분석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 생태지리적 특성과 경영 기간에 따라 임농복합경영 대상지를 구분하여 선정할 수 있었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생태지리 특성과 입지 특성만을 고려하여 선정하였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요인까지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에 따른 산림복구 전략을 고려하여 주거지 및 양묘장과의 인접성, 임도와의 거리, 황폐지 평가 등이 수반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태지리구획에 따른 임농복합경영 대상지에 대해 경영 기간을 고려하여 임농복합경영 수종과 작물을 분석하여 제시하였다. 북한의 문헌자료, 연구결과 등을 통해 생태지리 지대 및 지역별로 수종과 작물을 선정하였고, 그 결과 동일 지대 내 지역별로는 수종과 작물이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지대별로는 차이가 나타났다. 향후 본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임농복합경영 분야 남북 산림협력 시 경영 목적과 경영 유형을 모두 고려한 수종 및 작물 조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