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 산림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산림녹화사업으로 산림 면적 및 재적이 증가되었으며, 최근에는 벌기령에 도달함에 따라 수종 갱신 및 벌채량 증가에 대응하는 재조림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You et al., 2020). 특히, 활엽수 용재 수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참나무류, 자작나무, 백합나무, 물푸레나무 등의 유망 수종을 대상으로 재조림 및 관리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Kim, 2013; Noh et al., 2020).
조림목의 초기 활착과 생장은 기후, 지형, 토양 등의 환경인자들과 종내·종간 경쟁 등의 생물학적 요인에 따라서 달라진다(Arias-Aguilar and Valverde, 2020). 식재밀도는 조림목의 초기 생육공간 및 조림목 간의 자원경쟁 구도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초기 조림목의 활착과 생장에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산림 생태계의 기능과 구조까지 영향을 미친다(Tun et al., 2018; Bai et al., 2020). 또한 식재밀도에 따른 임분의 초기 생장 차이는 무육, 간벌 횟수, 시기 및 강도, 벌기령 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임업경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Halbritter and Deegen, 2015). 이에 따라 식재밀도가 임분 수관부 빛투과율(Yan et al., 2019), 수분 이용효율(Toillon et al., 2013), 광합성(Zhang et al., 2008), 생장 특성(Wang et al., 2015; Farooq et al., 2019)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들이 다수 보고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식재밀도의 증가는 자원 경쟁에 의해 직경 생장은 저해될 수 있으나(Farooq et al. 2019), 측지 발달을 억제하여 빠른 수고 생장을 유도하고 수간 통직성을 증가시킨다(Newton et al., 2012; Wang et al., 2018). 그러나 적정한 식재밀도의 기준은 수종별 생장 특성 및 조림지의 환경 조건에 적응하는 능력에 따라 상이하므로 수종 및 기후대별 마련이 필요하다(Van de Peer et al., 2017; Arias-Aguilar and Valverde, 2020).
낙엽활엽교목인 물푸레나무(Fraxinus rhynchophylla)는 목재가 무겁고 단단하며 탄력이 우수하여 기구재, 운동기구재, 합판재, 차량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주요 활엽수 조림 수종이다(Choi et al., 2008). 물푸레나무는 최근 5년간 약 370 ha가 조림되고 있으나(KFS, 2021), 양묘 단계에서의 연구를 제외한 조림 기술에 관한 연구는 전무하다(Han et al., 2016; Cho et al., 202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온대 북부지역의 물푸레나무 조림지에서 다양한 식재밀도에 따라 식재 후 7년동안 조림목의 생존율, 근원경, 수고, 수간재적 등 초기 생육 특성 변화를 분석하여, 물푸레나무의 적정 식재밀도를 구명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 대상지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평안리(37。22’06.36”N, 128。33’03.43”E)에 위치하며, 조림지의 평균 고도는 904 m, 방위는 270°, 경사는 25°에 해당한다(Figure 1). 연구 대상지의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10.2°C이고 평균 연강수량은 1182.9 mm이다(KMA, 2021). 연구기간인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간 연평균 기온은 10.6°C, 평균 연강수량은 1035.6 mm이었으며, 장마철인 7월과 8월 강수량이 전체 강수량의 46%(480.8 mm)를 차지하였다. 2015년 3월, 연구 대상지에 물푸레나무(F. rhynchophylla) 2년생 노지묘를 3천본 ha−1 (1.8 m × 1.8 m), 5천본 ha−1 (1.4 m × 1.4 m), 7천본 ha−1 (1.2 m × 1.2 m), 10천본 ha−1(1.0 m × 1.0 m) 등 4가지 식재밀도 처리를 실시하여 처리별 각각 0.75 ha씩 식재하였다. 각 처리구는 기후 환경에 대한 차이가 크지 않도록 동일한 지역, 고도, 사면향에 인접하게 설치하였다(Figure 1).
식재초기와 식재밀도 처리 후 경과에 따른 토양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2015년과 2018년(식재 후 3년 경과), 연구 대상지 내 식재밀도 처리구와 상관없이 임의의 9개 지점에서 토양 깊이 20 cm까지 시료를 채취하였다. 채취한 토양 시료는 실험실에서 풍건시키고, 풍건된 토양은 토양 채(2 mm)를 이용하여 석력을 제외하였다. 토성은 비중계법을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토양 pH는 1:5 증류수 방법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유기물 함량은 Tyurin법, 전질소는 Kjeldahl 증류법, 유효인산은 Lancaster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치환성 양이온 Ca2+, Mg2+, K+, Na+ 농도는 1 M 아세트산암묘늄(NH4OAc)으로 추출하여 유도결합플라즈마(ICP)가 장착된 이온분석기(ICP-OES, Optima 8300, PerkinElmer, Singapore)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생존율, 수고, 근원경을 측정하기 위해 4개의 식재밀도에 따라 각각 3개의 반복 처리구를 설치하고, 처리구별 중심부에 30본씩 조림목을 선정하였다. 각 처리구는 0.25 ha 크기로 동일한 식재밀도 처리가 인접하지 않는 기준으로 임의 배치하였으며(Figure 1), 조사 대상 조림목은 3열(10줄) 또는 4열(7-8줄)로 선정하였다. 2015년 3월 식재 당시 초기 조림목의 수고와 근원경을 측정하였으며, 2015년부터 2021년까지(2020년 제외) 매년 9월에 생존율, 수고, 근원경을 측정하였다(총 6회). 수고와 근원경 측정은 절척과 전자식 캘리퍼스를 이용하였다. 측정된 수고와 근원경 수치를 활용해 H/D율(Height / Root collar diameter ratio)과 수간 재적(수고 × 근원경2 × π / 6)을 산출하였다(Pinto et al., 2011).
결과 및 고찰
식재 당년(2015년) 조림지의 토성은 미사질 양토(모래 21.5%, 미사 56.0%, 점토 22.6%)이었으며, 식재 3년 경과 후인 2018년에도 구성비율에 변화는 있었으나 미사질 양토(모래 25.5%, 미사 64.8%, 점토 9.7%)였다. 식재 당년 토양 pH는 약산성(pH 5.24)을 띠고 유기물함량은 9.23%, 전질소 농도는 0.36%, 유효인산은 8.90 mg kg−1이었다(Table 1). 토양 유기물함량 및 전질소 농도는 우리나라 산림토양 평균(0.49%, 0.19%)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Jeong et al., 2002). 식재 3년 후인 2018년에는 조림목이 생장함에 따라 토양 양분과 관련된 유기물 함량, 유효인산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조림 초기에 고사유기물의 유입 및 분해가 제한됨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조림 후 일정기간 동안 감소 추세를 보이는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Han et al., 2019). 양이온치환용량은 식재 당년 36.83 cmolc kg−1이었으며, 그 외 토양 특성은 Table 1과 같다.
Values indicate mean ± standard error (n=9).
물푸레나무 조림목 생존율은 식재밀도 및 조림 경과년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2; Figure 2). 모든 식재밀도 처리에서 대다수의 고사가 식재 당년부터 식재 3년차 사이에 발생하였으며, 3년 이후에는 생존율이 유지되었다(Figure 2). 식재 7년차 생존율(평균±표준오차)은 10천본 ha−1에서 94.8±2.8%로 가장 높고, 5천본 ha−1에서 79.2±8.1%로 가장 낮았다. 식재 당년인 2015년 가을의 생존율을 중심으로 2021년 가을 생존율의 감소한 비율(평균±표준오차)을 분석한 결과, 3천본 ha−1는 8.0±6.4%, 5천본 ha−1는 8.8±5.2%, 7천본 ha−1는 4.6±1.2%, 10천본 ha−1는 4.2±2.1% 감소한 결과를 보이며 식재 밀도에 따라 생존율의 감소한 비율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생존율은 식재밀도가 높을수록 초기에는 지하부의 수분 및 양분 경쟁에 영향을 크게 받고 생장할수록 수관부의 수광 경쟁에 의해 생존율이 결정된다고 보고되었으나(Imada et al., 1997; Will et al., 2010), 본 연구에서 조성한 모든 식재밀도는 생존율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이는 본 연구지에서 나타난 높은 수준의 토양 유기물함량 및 전질소 농도를 고려하였을 때, 고밀도 식재가 식재 초기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식재 7년 후 모든 처리구에서 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는데, 이는 생존율 측면에서 10천본 ha−1까지 물푸레나무 조림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Zelkova serrata를 대상으로 온대활엽수림에서 동일한 식재밀도 처리를 한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Noh et al., 2020).
식재 당시(2015년 봄) 물푸레나무 2년생 조림목은 식재밀도 처리에 따라 유의한 차이 없이 균일함을 확인하였으며, 평균 근원경, 수고, H/D율은 각각 9.1±0.1 mm, 55.1± 1.8 cm,, 60.8±1.2 mm이었다.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근원경, 수고, 수간 재적은 모두 식재밀도와 경과년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3). 식재 7년차 근원경(mm) 및 수고(cm)는 7천본 ha−1에서 33.1과 189.4로 가장 높았으며, 10천본 ha−1 (29.4 mm, 170.5 cm), 5천본 ha−1 (26.6 mm, 150.7 cm), 3천본 ha−1 (24.9 mm, 132.2 cm) 순이었다(Table 3). 특히, 식재 7년차 수간 재적은 7천본 ha−1에서 1,356.1 cm3 tree−1로 다른 식재밀도 처리에 비해 1.41-2.34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Figure 3). 7천본 ha−1에서의 높은 수간 재적은 조림 초기 생장의 양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지상·지하부 분배 등의 질적인 생장도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Pinto et al., 2011). 경과년도별 식재밀도 처리간 통계적 유의성은 수고와 근원경은 조림 3년차부터, 수간 재적은 조림 2년차부터 7천본 ha−1 처리구에서 매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식재 초기에 이식 스트레스에 따라 식재밀도 영향이 적게 나타나며, 시간 경과에 따라 조림목이 생장할수록 영향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Peterson, 1996). 한편 수종 또는 환경에 따라 식재밀도 처리 영향이 조림목 생장에 나타나는 시기는 각기 다르다(Arias-Aguilar and Valverde, 2020). 온대활엽수림에서 Z. serrata 대상 선행연구에서는 조림 1년차부터 10천본 ha−1에서 3천본 5천본, 7천본 ha−1 보다 높은 수고 생장을 보였으며(Noh et al., 2020), Kalopanax septemlobus 대상 선행연구는 조림 1년차에 40천본 ha−1에서 5천본, 10천본 ha−1 보다 높은 수고 생장을 보였으나, 조림 2년차부터 결과가 상반되게 나타났다(Kang, 2013). 따라서 최적의 식재밀도를 구명하기 위해서는 생육 특성에 대해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향후에는 조림지 사후관리와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Halbritter and Deegen, 2015).
Values indicate mean ± standard error (n=90). Different letters within each year indicate significant differences among the planting density by Duncan’s multiple range test (P < 0.05).
조림목의 직경(근원경) 생장은 식재밀도가 높을수록 자원 경쟁에 의해 생장이 불리하다고 보고된 것과 다르게(Alcorn et al., 2007; Will et al., 2010; Wang et al., 2015; Farooq et al., 2019), 본 연구에서 고밀도 식재 처리(7천본, 10천본 ha−1)에서 근원경 생장이 우수하게 보고되었다. 이는 생존율과 마찬가지로 본 연구지에서 고밀도 식재는 직경 생장에 영향을 미칠만큼 자원경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고 생장의 경우, 일정 수준의 고밀도 식재가 수관부의 빛 경쟁을 유도하여 수고 생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선행연구 결과들과 유사하게 나타났다(Wang et al., 2018; Noh et al., 2020). 이러한 고밀도 식재 처리에서 높은 근원경과 수고 생장은 수간 재적의 차이로 나타났다(Figure 3).
식재밀도에 따른 조림목의 생장은 수종 및 조림지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나며, 일정 수준의 식재밀도 범위를 초과하게 되면 생장의 저하를 초래한다(Farooq et al., 2019). 온대활엽수림에서 K. septemlobus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는 5천본 ha−1과 10천본 ha−1은 처리간 생장 특성 차이가 없었으나, 40천본 ha−1에서 생장이 저해되는 것을 확인하였다(Kang, 2013). 또한 Eucalyptus saligna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10천본 ha−1에서의 조림목 생장이 5천본 ha−1과 20천본 ha−1에서 보다 높게 나타났다(Arias-Aguilar and Valverde, 2020). 본 연구에서도 조림목 재적 생장이 7천본 ha−1에서 다른 처리구(3천본, 5천본, 10천본 ha−1)에 비해 우수하게 나타나며(Figure 3), 임계 식재밀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조림 경과년도에 따른 토양 양분의 감소는 향후 식재밀도 처리간 양분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Dong et al.(2016)은 상대적으로 양분 수요가 높은 고밀도 식재밀도 처리에서 식물체 내 질소, 인, 비구조성 탄수화물 함량이 감소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조림목의 생리 반응 및 생장 쇠퇴로 이어진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지에서도 식재 후 시간 경과에 따른 토양 양분 감소가 확인되었고, 향후 조림목의 생존율 및 생장을 정확히 구명하기 위해서는 토양 양분뿐만 아니라 식물체 내 질소, 인, 비구조성 탄수화물 함량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Hidaka and Kitayama, 2009; Villar-Salvador et al., 2015).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H/D율은 식재밀도와 경과년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2). 식재 7년차 H/D율은 10천본 ha−1에서 59.2로 가장 높았고, 7천본 ha−1(58.3), 5천본 ha−1(58.1), 3천본 ha−1(54.5) 순이었다(Table 3). 이는 식재밀도가 높을수록 직경 생장보다 수고 생장이 촉진되어 H/D율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Peracca and O’Hara, 2008), E. urophylla 임분에서 고밀도 식재밀도 처리에 따라 식재 7년 후 DBH 생장보다 수고 생장이 촉진되어 H/D율이 증가한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Xue et al., 2011). 일반적으로 조림목의 H/D율은 수치가 높을수록 건조, 동해, 풍해 등에 대한 환경 내성이 낮다. Hakamada et al.(2017)는 고밀도 식재가 경쟁 유도를 통하여 임목 바이오매스를 증가시키긴 하나, 잠재 수분 스트레스(potential water stress)를 증가시킨다고 보고한 바 있다. 따라서 식재 초기 고밀도 식재에서 나타나는 높은 H/D율 및 수분 스트레스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적정 식재밀도 기준을 마련하는데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Grossnickle, 2012). 한편 모든 식재밀도 처리구에서 H/D율은 54.5-59.2의 범위를 보이며 식재 당시인 60.8에 비해 다소 감소하였다. 이는 H/D율이 조림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균형적인 직경과 수고생장을 통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Yang and Cho, 2019).
결 론
본 연구는 초기 식재밀도에 따른 물푸레나무 조림지의 생육 특성을 식재 7년차까지 모니터링하여 분석하였다. 초기 식재밀도에 따라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생존율은 연구기간 내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근원경 및 수고 생장은 조림 3년차부터, 수간 재적은 조림 2년차부터 7천본 ha−1에서 다른 식재밀도 처리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밀식조림이 적절한 수광 경쟁을 유도하여 우수한 생장을 유도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물푸레나무의 적정 식재밀도의 기준을 구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밀도 식재에서 조림목의 품질지수인 H/D율은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조림목의 생장뿐만 아니라 품질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조림지에서 무육, 간벌 시기 및 강도, 벌기령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임업 경영 측면에서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며, 향후에 조림 및 관리 비용까지 고려된 적정 식재밀도의 적용은 우수한 목재 생산량 등의 조림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