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산림생물자원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국내외 없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은 지난 20여 년간 많은 당사국의 생물다양성 정책 수립에 큰 방향을 제시하였고, 특히 멸종의 위기에 처한 생물종에 대한 보전 기능 강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CBD, 2010a, 2010b, 2020), 최근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총회를 통해 새로운 전략계획인 Post-2020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Post-2020 GBF; Post-2020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가 수립되었고, 생물다양성의 위협요인을 저감하고 이들에 대한 지속가능한 이용을 중심으로 “자연과 조화로운 삶”이라는 비전에 대한 실천목표가 제시되기도 했다(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2022). 우리의 생물자원을 정확히 알고 그들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활용을 파악하는 일이 더없이 중요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편,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는 ‘중요생물다양성지역(KBAs; Key Biodiversity Areas)’ 지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종 수준에서의 보전을 넘어 서식지 수준의 보전 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UNEP-WCMC and IUCN, 2018; UNEP-WCMC et al., 2020). 서식지는 특정 종의 동물, 식물 또는 기타 유형의 유기체가 서식하는 생태학적 또는 환경적 영역을 가리키며, 유기체가 살아가는 자연환경 또는 종 개체군을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 환경이다(Dickinson, 1963; Abercrombie et al., 1966). 특히 백두대간의 아주 일부 지역에 분포하는 석회암지대에는 독특한 식물들이 모여 특이한 식생을 이루고 있다(Kim et al., 2021). 그러나 그 바탕을 이룬 모암이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개발의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훼손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이 서식지 파괴와 서식지 질의 저하임을 고려할 때 생태계다양성을 유지하고 생태계의 질을 높게 유지하는 것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기본이 된다(Krauss et al., 2009).
이에, 백두대간 일대에 분포하는 관속식물 중 보전이 필요한 대상을 파악하고 그들의 서식지 특성을 밝혀 보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백두대간의 실증적 보전을 이끄는 구체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백두대간 일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된 관속식물을 대상으로 보전 가치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분류군을 선정하여 <백두대간 중점보전종>이라 명명하고(Appendix 1), 그중 보전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댕강나무[Zabelia tyaihyonii (Nakai) Hisauti & H.Hara]의 식물 군집 및 서식지의 특성을 구명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분포 식물 1,727종을 대상으로(Baekdudaegan Nationa Arboretum, 2020), IUCN 적색목록(IUCN, 2019), 북한 적색종 목록(Son, 2005), 환경부 지정 국가적색식물(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20), 기후변화 대응 적응식물 300(KFS, 2010), 한반도 북방계식물 적색자료집(Jeonbuk National University, 2011), 한반도 특산식물 360(Chung et al., 2017), 환경부 지정 고유식물(Hyun, 2020), 한국의 희귀식물(KNA, 2012a), 구계학적특정식물(Kim et al., 2019)에 근거하여 <백두대간중점보전종>을 선정하였다(Appendix 1). 그중 보전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댕강나무[Zabelia tyaihyonii (Nakai) Hisauti & H.Hara]를 대상으로 본 연구를 진행하였다.
백두대간 중점보전중 가운데 본 연구를 통하여 최우선 보전종으로 제시하는 댕강나무[Zabelia tyaihyonii (Nakai) Hisauti & H.Hara]는 1921년 충북 단양군 매포면 어의곡리에서 정태현이 채집한 개체를 Nakai가 Abelia tyaihyoni로 발표하면서 국명을 ‘줄댕강나무’라고 기재한 종이다. 1926년 정태현은 황해도 맹산에서 채집한 개체를 과거에 단양에서 채집했던 줄댕강나무와 유사하나 식물체가 전체적으로 대형이고 꽃이 크다는 점을 들어 별도의 신종으로 발표하며 Abelia mosanensis로 기재하였고 국명을 ‘댕강나무’라고 기록하였다. 하지만 이들을 별개의 독립된 종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에 근거하여 지금은 두 종을 통합하여 인식한다(Sun, 1999).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제시하는 가장 최근의 학명과 국명을 따라 ‘댕강나무(Z. tyaihyonii)’라고 표기하였다(KPNI, ver. 20220128).
댕강나무는 낙엽성 관목으로 강원도 영월군과 충청북도 석회암 지대에 자생하는 식물이며, 꽃이 화려하고 향기가 좋아서 정원소재로 잠재가치가 있는 종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전후에 유럽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하며 1989년에 미국에 도입된 기록이 있다(Shim and Seo, 1995). 댕강나무속 식물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다양한 품종이 조경수로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채광 산업에 따른 댕강나무의 서식지 파괴 문제가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지속 가능한 보전을 위하여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 마련과 더불어 현장에 적용이 가능한 실증적인 보전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댕강나무 서식지의 식생군집 및 환경인자를 알아보기 위하여 강원도 영월군과 충청북도 석회암 지대 일대를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현장조사 수행 전에 내부에서 기존 자료 및 문헌에 표기된 댕강나무 분포지에 대해서 1차 검토를 거쳤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털댕강나무와 댕강나무를 동정하여 털댕강나무로 오동정된 서식지는 제외하였다. 그 후, 석회암지대 댕강나무 서식지의 산림식생을 대상으로 관목형인 댕강나무의 생활형에 따라 2021년 5월부터 9월까지 영월 12개소, 단양 23개소, 제천 1개소로 총 36개소의 정방형 조사구(10 m×10 m)를 설치하여 식생조사를 실시하였다(Figure 1). 정방형 조사구는 산정, 산등성이, 사면, 계곡 등 지형적 요인을 고려하였고, 콤파스 측량 및 거리측정기(haglof vertex IV)를 이용하여 조사구를 설치하였다. 현장조사를 수행하기 전에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판독하여 상관 층위가 동질성을 띄는 곳, 해발고도, 사면향, 미세지형 등을 고려하여 잠재 표본조사구를 선정하였다. 잠재 표본조사구와 현장조사 과정에서 추가된 표본조사구를 중심으로 생태학자 및 식물분류 전문가들을 한 팀으로 구성하여 식생조사를 수행하였다.
식생조사는 조사구 내에 출현하는 모든 유관속 식물종에 대하여 Braun-Blanquet 식생조사 방법의 군도 및 우점도를 합산한 등급을 활용하였다(Braun-Blaunquet, 1964). 군도(sociability)는 종 개체의 집합 혹은 이산의 정도 생육상태를 판정하여 기록하였다. 우점도(dominance)는 조사구 내 출현하는 모든 종의 피도(coverage)와 개체수(abundance)를 조합하여 양적상태를 판정하여 기록였다. 환경인자는 Garmin 64s GPS 장비를 사용하여 경위도 좌표, 사면향, 해발고도 등을 기록하였다. 경사도는 대상지역의 표고자료를 이용하여 ArcGIS 10.8의 3차원 분석도구에서 표고값을 갖는 Raster 파일을 추출한 뒤 경사분석도를 생성하여 수치화시켰다. 정준대응분석(canonical correspondence analysis, CCA)을 위해 물리적환경은 환경자료, 식물의 피도는 식생자료로 활용하였다.
식생조사구 내 관속식물의 목록은 Engler의 분류체계(Melchior, 1964)를 따라 작성하였고 과(Family) 내에서는 속명과 종명의 알파벳순으로 배열하였다. 학명과 국명의 사용은 국가표준식물목록(KNA, 2020)을 따랐으며 작성된 관속식물목록을 바탕으로 한반도특산식물목록(Chung et al., 2017), 희귀식물(KNA, 2009), 특기할 식물(Kim et al., 2021) 등을 정리하였다.
대별종군과 식별종군의 용이한 파악을 위하여 PC-ORD version 5.1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Hill(1979)의 TWINSPAN (Two-Way Indicator Species Analysis)분석을 실시하였다. 이어서 Ellenberg(1956)가 고안한 표조작법(tabulation method)에 따라 여러 단계의 표조작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상재도로 나타낸 식별표를 작성하여 군락유형과 식생단위를 결정하여 최종적으로 식생 유형을 분류하였다.
생육 특성을 구명하고자 댕강나무 식생 조사지 내 토양의 이화학적 분석을 진행하였다. 각 조사구의 토양 단면 상층에 쌓인 유기물을 완전히 제거한 후 약 10~20 cm 이내 깊이의 토양에서 400 cc의 코어샘플러로 시료를 채취하였다. 토양 분석은 물리성 분석과 화학성 분석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물리성 분석에서 입도분석은 Hydro-meter 법을 이용하였으며, 2 mm 토양 채반을 이용하여 여과된 모래를 석력 함량 분석에 이용하였다. 화학성 분석에서 산도 분석은 pH-meter를 이용하였으며, 원소분석기법에 근거하여 유기물 함량을 분석하였다. 치환성양이온 함량은 원자흡광광도법과 유도결합플라즈마 발광광도법을 병행하여 분석하여 총 4가지 항목(마그네슘, 칼륨, 칼슘, 나트륨)의 함량을 측정하였다. 전기전도도는 EC-meter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치환성 알루미늄 분석은 1 M의 염화칼륨을 침출하여 유도 플라즈마 발광광도법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토양이화학적 특성은 환경자료로 활용하였다.
정준대응분석(canonical correspondence analysis, CCA)은 생태학에서 환경의 구배(gradient)에 따라 생물의 종들이 단봉형의 모양으로 서식할 때 사용되는 직접 방향성 분석의 종류 중 하나이다(Whittaker, 1974). 정준대응분석은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다양하게 존재하며, 해당 이론들은 유도방법에서의 차이가 존재하나 서로 같은 분석결과를 나타낸다. 정준대응분석을 시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 통계학에서 많이 사용되는 R 3.6.3 프로그램(R core Team, 2020)을 이용하여 생태학적으로 설명되는 가중주성분분석을 토대로 한 패키지 ‘vegan’의 함수를 통해 식생자료와 환경자료를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댕강나무 조사지 36개소에서 50과 109속 총 163 분류군의 관속식물이 확인되었다(Table 1). 각 조사 지점별 출현 식물의 목록은 부록 2에 나타냈다.
* Fam.: Family, Gen.: Genus, Sp.: Species, Subsp.: Subspecies, Var.: Varieties, For.: Forms.
댕강나무 조사지 36개소에서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은 총 12 분류군이 확인되었고 그 대부분의 식물이 석회암지대를 생육지로 삼는 식물로 분석되었다(Table 2).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Kim et al., 2021)에 근거하여 석회암지대 지표식물로 인식되는 호석회종인 댕강나무, 석회암지대 극선호식물인 넓은잎제비꽃, 석회암지대 선호식물인 측백나무, 꽃꿩의다리, 지치 등이 확인되었다(Table 2, Figure 2, Appendix 2). 특히 단양 집단 10여 개소는 천연기념물 제 62호로 지정된 영천리 측백나무림과 인접해있고, 조사지 내에서 측백나무를 비롯하여 다수의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확인되어 이들 집단을 서식지 수준에서 보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외래식물은 아까시나무와 미국쑥부쟁이 2 분류군이 확인되었다(Appendix 2).
1 Rare plants : ‘Creation and Furtherance of Arboretums Act’ proposed by Korea Forest Service and The Rare Plants(KNA, 2012a)
2 Endemic plants : ‘Creation and Furtherance of Arboretums Act’ proposed by Korea Forest Service and A check list of endemic plants on the Korean Peninsula(Chung et al., 2017)
3 Limestone plants : A checklist of vascular plants in limestone areas on the Korean Peninsula(Kim et al., 2021)
선행연구에서는 한반도 석회암지대의 대부분은 탄산칼슘 성분을 갖는 퇴적암으로 우리나라의 화산암지대, 화강암지대, 변성암 지대와 다른 식생의 분포유형을 가지고 있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Kim et al., 2005; Korea National Arboretum, 2012), 석회암지대 식물상의 고유성과 특이성을 강조한 바 있다(Kim et al., 2005; Ryu, 2016). 특히 석회암지대의 지표종과 극선호종은 자생지가 알려져 있지 않거나 2곳이나 3곳에 불과해 분포지 보호 및 모니터링이 필요한 분류군이라는 최근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Kim et al., 2021). 또한 석회암지대는 지역 고유성과 특이성이 잘 나타날 뿐만 아니라 희귀식물들의 분포 비율이 매우 높은 한반도 생태계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라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은 석회석 채굴로 인해 산지 정상부가 소실되어 생태학적 기능이 상실되었으며, 현재에도 채굴이 진행되고 있어 보존대책과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Kim et al., 2021). 이에, 댕강나무 36개소 조사지에 출현한 식물 조사 결과와 선행연구 결과들을 종합해서 분석한 결과, 댕강나무의 보전전략을 수립함에 있어서 종 수준에서의 보전에서 나아가 서식지 수준에서의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댕강나무 서식지 일대 산림식생의 식생유형 분류체계는 상위 단위인 떡갈나무-꽃꿩의다리군락군으로 분류되었다. 떡갈나무-꽃꿩의다리군락군은 왕느릅나무-산박하의 1개 군락, 개박달나무군, 회양목-큰기름새군의 2개 군, 최종 하위 단위는 야광나무-둥근털제비꽃소군, 개박달나무전형소군, 측백나무소군, 회양목-큰기름새전형소군의 4개 소군으로 분류되어 총 4개의 식생 유형이 확인되었다(Table 3). 종군유형은 종군 7의 수반종군을 포함하여 총 7개의 종군유형으로 분류되었다.
종군 1의 떡갈나무-꽃꿩의다리군락군의 표징종과 식별종은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댕강나무, 굴참나무, 노간주나무, 광대싸리, 당조팝나무, 좀풍게나무, 꽃꿩의다리, 가는잎그늘사초, 갈퀴꼭두서니, 구절초로 모두 12종의 구성종에 의해 구분되었다. 전체 해발고도는 최소 199 m에서 최대 257 m까지 조사되었으며 대부분의 종조성적 지형적 특징이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Yun and Moon, 2009).
야광나무-둥근털제비꽃(Mb-Vc)소군은 7개 방형구이며, 떡갈나무-꽃꿩의다리군락군의 최상위 단위에서부터 그 하위단위인 종군 3의 야광나무, 올괴불나무, 둥근털제비꽃, 덕우기름나물의 출현으로 야광나무-둥근털제비꽃(Mb-Vc)소군으로 구분되었다. 본 단위는 종군 1, 종군 2, 종군 3의 식별종이 출현하고 있으며, 종군 4, 종군 6의 식별종은 출현하지 않았다.
본 단위에서 출현한 식물종의 우점도가 3 이상인 종은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댕강나무, 노간주나무, 가는잎그늘사초, 털댕강나무, 개박달나무, 신갈나무로 8종이 나타났고, 상재도가 III 이상의 광역 분포 특징을 보이는 종은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댕강나무, 굴참나무, 노간주나무, 광대싸리, 당조팝나무, 좀풍게나무, 꽃꿩의다리, 가는잎그늘사초, 갈퀴꼭두서니, 구절초, 털댕강나무, 가침박달, 짝자래나무, 싸리, 큰꽃으아리, 산박하, 둥굴레, 개박달나무, 이스라지, 야광나무, 올괴불나무, 둥근털제비꽃, 덕우기름나물로 25종이 나타났다.
본 식생단위는 해발고도 257±14.8 m로 모든 식생 유형 중에서 해발고도 범위가 가장 높았으며, 종 풍부도는 34±4.5로 가장 많은 종 수가 출현하는 유형이었다. 종 풍부도만으로 숲의 건강성을 진단할 수는 없으나 식생유형 1의 수반종군을 살펴보면 교란식물 또는 외래식물의 출현 없이 가장 높은 종 풍부도를 보였다. 또한, 식생 유형 간의 해발고도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지 않으나 댕강나무의 서식지가 대부분 도로, 무덤, 군부대와 인접해 있어서 해발고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인간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을 관찬하였다. 따라서 해발고도가 비교적 높은 곳은 인간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기에 종 풍부도가 가장 높았고, 이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인 산림 구조를 이루고 있는 곳은 댕강나무의 우점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한반도 특산식물 중 석회암지대에서 출현하는 덕우기름나물은 식생 유형 분류에 있어 많은 해석이 가능한 부분임을 시사한다.
개박달나무(Bc)전형소군은 11개 방형구이며, 떡갈나무-꽃꿩의다리군락군의 최상위 단위에서부터 그 하위단위가 존재하지 않아 종군 3의 개박달나무, 신갈나무, 이스라지의 출현으로 개박달나무(Bc)전형소군으로 구분되었다. 본 단위는 종군 1, 종군 2, 종군 3의 식별종이 출현하고 있으며, 종군 4, 종군 5, 종군 6의 식별종은 출현하지 않았다.
본 단위에서 출현한 식물종의 우점도가 3 이상인 종은 떡갈나무, 댕강나무, 노간주나무, 가는잎그늘사초, 소나무로 5종이 나타났고, 상재도가 III 이상의 광역분포특징을 보이는 종은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댕강나무, 굴참나무, 노간주나무, 광대싸리, 당조팝나무, 꽃꿩의다리, 가는잎그늘사초, 갈퀴꼭두서니, 구절초, 왕느릅나무, 소나무, 짝자래나무, 싸리, 산박하, 둥굴레로 17종이 나타났다.
본 식생단위는 식생유형 1과 유사한 종조성을 띄고 있으나 종군 5의 야광나무-둥근털제비꽃의 식별종이 출현하지 않는다. 본 단위는 왕느릅나무-산박하군락의 식별종 중에서 왕느릅나무, 소나무 등의 우점도와 상재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식생유형 2에서도 댕강나무의 우점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어 다른 식생유형과 차별성을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하다. 숲의 수직구조로 보았을 때 상관을 이루는 떡갈나무, 왕느릅나무, 소나무 등에 의해서 피압을 적게 받는 것으로 보이며, 댕강나무가 중층을 이루는 관목성 수종인 것을 살펴볼 때 실생번식 또는 영양번식에 대해 식생 유형별 댕강나무의 생존전략에 대해 비교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측백나무(To)소군은 11개 방형구이며, 떡갈나무-꽃꿩의다리군락군의 최상위 단위에서부터 그 하위단위인 종군 6의 측백나무, 굴피나무의 출현으로 측백나무(To)소군으로 구분되었다. 본 단위는 종군 1, 종군 2, 종군 4의 식별종이 출현하고 있으며, 종군 3, 종군 5의 식별종은 출현하지 않았다.
본 단위에서 출현한 식물종의 우점도가 3 이상인 종은 떡갈나무, 댕강나무, 가는잎그늘사초, 회양목, 측백나무로 5종이 나타났고, 상재도가 III 이상의 광역분포특징을 보이는 종은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댕강나무, 노간주나무, 광대싸리, 당조팝나무, 꽃꿩의다리, 가는잎그늘사초, 갈퀴꼭두서니, 구절초, 털댕강나무, 가침박달, 짝자래나무, 산박하, 회양목, 측백나무, 굴피나무로 17종이 나타났다.
본 식생단위는 석회암지대에서 특징적으로 출현하는 회양목, 측백나무에 의해 다른 식생 유형과 차별성 있게 분류되었다. 측백나무(To)소군은 다방면의 생태학적 접근이 가능하다. 식생 유형 3의 식생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영월 2개소, 단양 9개소로 단양지역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 식생학적 관점에서 식별종에 의해 뚜렷하게 구분이 이루어지게 되면, 또 다른 관점에서 접근 해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식물지리학적 관점으로 살펴보면, 특정 서식지에서 출현하는 식물은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이 존재하게 되고, 이러한 것은 곧 그 지역의 고유성과 특이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측백나무소군은 호석회성 식물종들을 구성종으로 출현하는 선행연구와도 일치한다(Choi, 2014).
회양목-큰기름새(Bk-Ss)전형소군은 7개 방형구이며, 떡갈나무-꽃꿩의다리군락군의 최상위 단위에서부터 그 하위단위가 존재하지 않아 종군 4의 회양목, 나도국수나무, 큰기름새, 벌깨덩굴의 출현으로 회양목-큰기름새(Bk-Ss)전형소군으로 구분되었다. 본 단위는 종군 1, 종군 4의 식별종이 출현하고 있으며, 종군 2, 종군 3, 종군 5, 종군 6의 식별종은 출현하지 않았다.
본 단위에서 출현한 식물종의 우점도가 3 이상인 종은 댕강나무, 가는잎그늘사초, 회양목으로 3종이 나타났고, 상재도가 III 이상의 광역분포특징을 보이는 종은 물푸레나무, 댕강나무, 노간주나무, 광대싸리, 당조팝나무, 좀풍게나무, 꽃꿩의다리, 가는잎그늘사초, 회양목, 나도국수나무, 큰기름새, 벌깨덩굴로 12종이 나타났다.
본 식생 단위는 해발고도 199±5.2 m, 종 풍부도 20±5.8로 모든 식생 유형 중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다른 식생 유형과 비교해보면 교목성 수종인 떡갈나무, 굴참나무 등 우점을 이룰 수 있는 수종은 우점도와 상재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한 종 풍부도가 굉장히 낮게 나타나고 있어 단순한 구조의 숲으로 볼 수 있다. 식생 유형 4는 인간의 간섭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이 미치는 곳인 것으로 판단된다.
유기물의 함량은 최대 245.67 g/kg부터 63.27 g/kg까지 다양한 값으로 분석되었다(Table 4). 석력함량은 최대 67.24%부터 24.69%까지 나타났으며 토성은 양질사토, 사양토, 양토, 미사질양토, 식양토, 미사질식양토로 구분되어 나타났다. 토양 내 유기물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양분 유지 능력인 양이온치환용량(CEC)은 최대 48.78 cmolc/kg부터 최소 12.02 cmolc/kg까지 나타났다.
공시토양의 평균 산도는 pH 7.68, 가장 높은 토양의 산도는 pH 8.02로 모든 지점에서 토양의 pH는 6.83 이상을 보여 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선행연구 결과에서 pH가 낮은 것과 유사하였다(Yun and Moon, 2009). 이는 우리나라 산림토양의 평균 pH 값으로 알려진 4.5~5.5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난 값으로, 댕강나무의 서식지인 석회암지대의 특성상 알칼리성 토양이 pH 값에 크게 관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인 산림토양에서 산도가 높아 pH가 낮아지면 치환성 알루미늄이 증가하게 되어 식물생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raide, 2003; Poschenrieder et al., 2008; de Wit et al., 2010). 선행연구와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 조사된 댕강나무의 서식지에서는 pH 수치에 반비례하여 토양의 치환성 알루미늄의 함량이 0.00부터 0.02까지 매우 낮게 나타났다(Table 4). 그러나 댕강나무의 출현 식생유형에서 살펴본 밀도와 군도는 최소피도 2, 최대밀도 5, 상재도 V를 보이며 왕성한 생육을 드러냈기에, pH 수치가 6.83~8.05의 범위 내에서 그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고 낮음은 댕강나무 식생 군집의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림토양에서 치환성양이온은 일반적으로 칼슘>마그네슘>칼륨>나트륨 순으로 보고된 바 있다(Jeong et al., 2002). 이와 동일하게 본 연구의 댕강나무 자생지에서 치환성양이온은 칼슘>마그네슘>칼륨>나트륨 순으로 나타났고 그중에서도 칼슘 함량이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4). 토양에서 치환성 형태로 존재하는 칼륨,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의 함량은 나무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고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산림토양에서 산성화의 결과로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줄어들고 무기 알루미늄 성분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Hazlett et al., 2020), 석회암 지대에서 자라는 댕강나무의 특성상 본 조사지 내에서 분석된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량은 평균값이 각각 17.19 cmolc/kg과 5.12 cmolc/kg으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평균 값인 2.44 cmolc/kg와 1.01 cmolc/kg에 비해 매우 높았다(Kim et al., 1999; Yun and Moon, 2009).
본 연구에서 댕강나무 서식지의 식생 군집의 종, 환경과 관계를 정준대응분석 방법을 이용하여 파악해보았다(Figure 3). 그 결과 CCA axis 1 43.6%, CCA axis 2 31.6%로 종합설명력 75.2%로 댕강나무 서식지의 환경적 특징이 세 그룹으로 구분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발고도, 칼륨, 경사도에 영향을 받는 식생 군집, 유기물, pH에 영향을 받는 식생 군집, 그리고 나트륨에 영향을 받는 식생 군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관계성이 있었던 환경인자는 해발고도, 경사, 유기물, 암석 비율, pH, 칼륨, 그리고 나트륨으로 나타났다(Table 4). 이러한 결과는 Yun and Moon(2009)의 연구결과에서 pH, 칼륨, 나트륨, 해발고도, 경사 등이 유의하였던 환경인자로 CCA 결과와 유사하였다.
결 론
본 조사 결과 석회암지대 지표종인 댕강나무의 서식지 임분에서 다양한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확인되었다. 특히 단양 집단 10여 개소는 천연기념물 제 62호로 지정된 영천리 측백나무림과 인접해 있고, 조사지 내에서 측백나무를 비롯하여 다수의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확인되어 이들 집단을 서식지 수준에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출현 식물을 토대로 분석된 식생 유형 분류는 경험적 연구에 따라 석회암지대에서 관찰될 수 있는 야광나무-둥근털제비꽃소군, 개박달나무전형소군, 측백나무소군, 회양목-큰기름새소군으로 총 4개 소군으로 분류되었으며, 토양이화학적 분석과 함께 보면 칼슘 및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염기성토양으로 석회암지대의 토양 특성을 반영하였다. 이들 식물군집은 대부분 석회암지대 특성에 따른 종조성적 특성을 보이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CCA 분석에서도 댕강나무 서식지의 식생 집단의 고유성과 특이성이 재차 인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댕강나무의 번식 특성상 기는줄기와 실생번식 모두를 택하는데 지역 간의 지리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 치우치지 말고 단양 일대 댕강나무 자생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들은 종자 번식이 어려운 비진정종자(recalcitrant)로 인식되며, 추가적인 종자 구명 연구가 필요한 종이기도 하다.
한반도 석회암지대의 대부분은 탄산칼슘 성분을 갖는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나라의 화산암 지대, 화강암 지대, 변성암 지대와 다른 식생의 분포유형을 갖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에, 석회암지대 식물상의 고유성과 특이성은 기존 연구를 통해 강조된 바 있다(Kim et al., 2005; Ryu, 2016). 특히 댕강나무를 비롯한 석회암지대의 지표종은 자생지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에 보호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Kim et al., 2021).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은 석회석 채굴로 인해 산지 정상부가 소실되어 생태학적 기능이 상실되어 있는 것을 본 연구의 현장조사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보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되기도 했다(Kim et al., 2021). 본 연구 결과물이 댕강나무의 실증적 보전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