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산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일으키는 자연재해 중 하나로 우리나라도 매년 여름철 집중호우에 의한 산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UN에서 발표한 ‘2000~2019 세계 재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자연재해는 1.7배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미래 기후시나리오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하여 극한강우의 빈도 및 강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강수의 대부분이 여름철에 집중되어 있어 집중호우와 극한강우 등의 증가에 따라 산사태 위험성도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십년 동안 산사태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예측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으며 물리적 기법(Salciarini et al., 2006; Thanh and Smedt, 2014; Zhang et al., 2018; Van den Bout et al., 2021), 통계적 기법(Cardinali et al., 2006; Jun and Kim, 2010; Woo et al., 2014; Wubalem, 2021), 인공지능 활용(Huang and Zhao, 2018; Ghorbanzadeh et al., 2019; Prakash et al., 2020; Gameiro et al., 2021) 등 다양한 기법들이 적용되어 왔다. 사면안정은 해석에 있어 불확실성이 가장 많이 지배하는 지반공학 문제 중 하나로(El-Ramly et al., 2002) 사면안정해석을 위한 주요 매개변수는 사면경사, 점착력과 내부마찰각이며 강우 침투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기 위하여 투수계수도 해석에 고려된다. 또한, 토심은 산사태 재해의 예방 및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얕은 산사태 예측 및 토석류 추정을 위한 분석에서 중요한 매개변수이다(Choo et al., 2018; Dietrich et al., 1995; Liao et al., 2019). 특히, 사면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유역의 수문과정 평가에서도 토심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Tromp-van Meerveld and Mcdonnell, 2006).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심은 사면 시스템의 물리적 변수 중에서 가장 이해도가 낮고 측정하기 어려운 변수 중 하나이며(Catani et al., 2010), 다른 매개변수에 비하여 그 중요성은 종종 무시되어왔다(Bakker et al., 2005). 토심은 일반적으로 지표면에서부터 기반암까지의 거리, 표토깊이(regolith depth) 또는 토양 C층(모재층)까지의 깊이 등으로 정의된다. 토심은 토양 형성과 지표면에 풍화된 물질이 제거되는 침식과정 사이의 토양 질량 균형으로 모암의 종류뿐만 아니라 토양 생성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지형 및 토지이용, 토지피복, 기후, 물리적·화학적 과정 등과 관련이 있다(Dietrich et al., 1995; Moore et al., 1993; Sarkar et al., 2013; Summerfield, 1997). 토심을 추정하는 정확한 방법은 현장에서 직접 지층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며 접근성이 어려운 산지에서 광역적 지역의 토심을 현장조사로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Dietrich et al., 1995). 따라서 토심을 간접적으로 추정하기 위하여 정밀토양도나 산림입지토양도에서 제공하는 유효토심을 활용하거나 USGS에서 제안한 간편식, 경사 또는 고도를 이용한 간편식(Saulnier et al., 1997) 등이 광역적 산사태 위험도 분석에 주로 활용되어왔다. 하지만 이들 예측식의 정확도는 높지 않으며 보다 정확한 토심을 예측하기 위하여 집수면적, 사면곡률, 경사길이 등 추가적인 지형인자를 고려한 모델들이 제안되었다(Kim and Shin, 2023; Kuriakose et al., 2009; Mehnatkesh et al., 2013; Wu et al., 2022). 토심을 추정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물리적 기반의 토심 추정 방법으로 기후, 암석의 풍화, 침식, 퇴적 속도 등으로부터 토양의 생성과정 모델링을 통하여 토심을 예측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Dietrich et al., 1995; D’Odorico, 2000; Heimsath et al., 1997; Jenny, 1941). 하지만 연구 대상지에 대한 조사자료를 활용한 통계적(경험적) 모델은 대상지에 대한 토심 예측에는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관심 영역 내에서 토양 공간적 자기상관성 또는 토양-환경 관계의 균일성을 가정함에 따라(Gao et al., 2019) 이 모델을 다른 지역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모델을 보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현장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Liu et al., 2022). 물리적 기반 토심 예측 모델의 경우 현장 집약적으로 암석의 풍화 속도나 지표면의 침식, 퇴적 속도에 대한 정보를 필요로 함에 따라 광역적 토심을 추정하는데 적용하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다양한 토심 예측 모델이 제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측 정확도 및 실용성에 있어서는 여전히 많은 제한이 있다. 산지사면의 토심을 추정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현장에서 직접 기반암까지의 심도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현장에서 토심을 조사하는 방법으로는 접근이 용이한 사면의 경우 인력굴착이나 시추를 통하여 지층을 확인하거나, 동적 콘관입시험을 이용하는 방법, 핸드 오거(auger)나 전동 오거를 통하여 지층을 직접 확인하는 방법 등이 적용된다. 하지만 인력굴착이나 오거를 활용한 방법은 장비 및 인력에 따른 측정 심도의 제한이 있어 측정 가능한 범위가 한정적이다. 이에 따라 토심은 측정할 수 있는 한계 이하로 기록되며 실제 토심은 측정한 토심보다 큰 경우가 발생하여 우중도 절단자료(right censored data)가 생성될 수 있으며(Chen et al., 2019) 이를 활용하여 토심예측 모델을 생성할 경우 모델의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지층은 연속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점진적인 풍화 및 파쇄 정도의 변화 형태를 보임에 따라 토사층과 기반암의 뚜렷한 경계를 찾거나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현장에서 토심을 조사하였더라도 조사방법 및 판정 기준 등에 따라 토심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기존 현장조사 방법의 또 다른 제한사항으로는 한 번에 사면의 한 지점에 대한 토심만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역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현장조사의 경우도 일반적으로 2차원 평면상 일정한 점분포를 갖도록 계획되므로 동일 사면 내 토심 및 경사의 변화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토심은 토양의 다른 물리적 특성들에 비하여 변동성이 매우 큰 변수로 알려져 있으며(Horst-Heinen et al., 2021) 동일한 사면이라 하더라도 사면 위치에 따라 토심은 크게 다를 수 있으나 측정되지 않은 지점의 토심은 근처에 측정된 토심과 동일한 것으로 가정됨에 따라 토심추정에 대한 신뢰성은 저하될 수 있다(Choo et al., 2018).
본 연구에서는 산지사면에 대한 토심을 추정하기 위하여 국내 산지를 대상으로 수행된 71개의 탄성파 탐사 결과를 활용하여 사면 내 경사 및 고도에 따른 토심을 추정하였다. 탄성파 탐사의 경우 탄성파 속도를 기준으로 지층을 정량적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지반의 2차원적 지층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기존 토심추정방법과 비교하여 사면 내 경사 및 토심 변화를 연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탄성파 탐사가 수행된 사면을 5 m 간격으로 나누고 각 분할된 사면의 경사, 고도 및 토심을 추출하였으며 이에 대한 통계분석 및 사면경사와 토심, 고도와 토심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또한, 기존 사면경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토심 예측 모델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비교·분석을 수행하였으며 경사를 활용한 보정된 토심 예측식을 제안하였다.
재료 및 방법
연구 대상지는 강원도 10개소, 경기도 3개소, 경상남도 28개소, 경상북도 22개소, 전라북도 8개소로 총 71개 사면에서 수행된 탄성파 탐사 결과를 활용하였으며 대상지 위치는 대상지 위치는 Figure 1과 같다.
산림입지토양도란 산림경영, 산지관리, 환경영향평가 등에 필요한 입지·토양환경에 대해 작도단위인 토양형을 구획단위로 조사 및 분석한 정보를 대축척화 하여 수치지도로 나타낸 산림주제도이다. 산림입지토양도에서는 토양형, 기후, 모암, 배수, 경사, 표고, 토심 등 다양한 토양특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토심과 관련하여 유효토심과 토양 B층 토심 깊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제공하는 유효토심이란 임목이 생장하는데 영향을 주는 깊이로 식물근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부분의 하단까지를 측정한 깊이를 의미하며, B층(집적층) 토심 깊이는 전토심으로 표층토에서 하층토까지의 깊이를 의미한다. 산사태 위험도 분석에 있어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토심을 측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연구에서는 정밀토양도나 산림입지토양도에서 제공하는 유효토심이 산사태 위험도 분석에 주로 활용되어왔다(Lee and Park, 2012; Lee et al., 2001; Kim and Shin, 2016; Kim et al., 2019). 하지만 유효토심은 식물의 뿌리 분포를 고려하여 측정됨에 대부분 1.0m 이하의 낮은 값을 나타내며 일반적인 산사태 위험도 분석에서 토심으로 간주되는 표층부터 기반암까지의 거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좁은 영역에서는 대부분 동일한 유효토심을 나타냄에 따라 사면 경사 및 위치 등에 따른 변동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토심은 다양한 지형인자의 영향을 받으며 그 중 사면경사는 토심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USGS)에서는 사면경사에 따른 토심 범위를 Table 1과 같이 제안하였다.
Slope angle (°) | Depth of soil cover (m) |
---|---|
0 ~ 30 | 2.0 |
30 ~ 40 | 1.5 |
40 ~ 60 | 1.0 |
> 60 | 0.5 |
또한, 사면경사와 토심의 선형적 관계를 이용하여 토심을 추정하는 식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여기서 θ 는 사면경사(°)이며 토심의 범위는 0~2.5 m이다. 사면경사가 70° 이상인 경우에는 토양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Zieher et al.(2017)은 126개의 경량 동적콘관입시험(Dynamic Cone Penetrometer Test, DCPT)를 통하여 현장 토심을 추정하였다. 토심은 10 kg 해머를 0.5 m 높이에서 50회 낙하시켰을 때 관입깊이가 10 cm 이하일 때의 깊이를 토심으로 정의하였으며(EN ISO 22476-2:2012) 사면경사와 토심의 경험적 선형 관계식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제안된 모델은 2 m 이하의 토심에 대해서는 사면곡률 또는 경사와 사면곡률을 고려한 기존 모델보다 성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면경사 61.8° 이상에 대해서는 토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된다.
Gao et al.(2015)는 홍콩섬(Hong Kong Island)에 위치한 자연사면을 대상으로 수행된 지반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토심 추정식을 제안하였다.
제안된 모델의 적용범위는 사면경사 15~50°이며, 사면경사가 15° 이하인 경우 토심은 15 m로 가정되며 사면경사가 50° 이상인 경우 토심은 0 m이라 가정된다.
앞서 제안된 토심 추정 모델은 사면경사와 토심의 관계를 선형으로 가정하고 있으나 일부 연구자들은 사면경사가 증가함에 따라 토심은 지수적으로 감소하는 형태를 보이며 이에 따라 사면경사와 토심의 관계를 지수함수로 표현한 경험식을 제안하였다. Salciarini et al.(2007)는 이탈리아 움브리아(Umbria) 지역에 대하여 수행된 현장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토심 추정식을 제안하였다.
Daleon and Lorenzo(2018)은 필리핀에 위치한 뉴 키다파완(New Kidapawan)과 키오라오(Kiorao) 지역에서 수행된 30개의 현장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토심 추정식을 제안하였으며 결정계수(R2)는 0.93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an et al.(2008)은 타이완에 위치한 타치아(Ta-Chia) 강 유역에서 수행된 약 80개의 현장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토심 추정식을 제안하였으며 R2는 0.89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Delmonaco et al.(2003) 이탈리아 베짜(Vezza) 강 유역에서 현장조사를 통하여 토심을 파악하였으며 토심 범위는 1.1~3.0 m이며 사면경사과 토심의 관계는 지수적 감소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R2 는 약 0.9로 매우 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논문에는 이에 대한 예측식(또는 원자료)이 제공되지 않음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결과 그래프를 통하여 데이터를 역으로 추출하여 이에 대한 지수함수를 다음과 같이 추정하였다.
다수의 측정 결과로부터 토심과 고도의 선형적 관계는 반비례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고도가 높은 사면의 경우 퇴적작용보다는 침식작용이 우세하여 얕은 토층을 갖게 되며 반대로 낮은 고도의 경우 침식보다는 퇴적작용이 우세하여 더 두꺼운 충적층이 생성됨을 가정하였다(Saulnier et al., 1997). 또한, 지형과 관련하여 가파른 지형을 가진 지역은 지표류가 더 높은 경향이 있어 침식률이 높아져 침투 및 토양 형성률이 낮아져 낮은 토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에 기반하여 Saulnier et al.(1997)는 고도와 경사를 통하여 토심을 추정할 수 있는 모델인 Z-model과 S-model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으며 대규모 지역의 분석에 자주 사용되는 토심추정모델이다(Catani et al., 2010).
여기서, dmax, dmin : 연구지역의 최대 및 최소 토심
zmax, zmin : 연구지역의 최대 및 최소 지형고도
zi : 토심을 추정하고자 하는 지점의 고도
여기서, dmax, dmin : 연구지역의 최대 및 최소 토심
θmax, θmin : 연구지역의 최대 및 최소 사면경사
θi : 토심을 추정하고자 하는 지점의 사면경사
S-model은 앞서 언급한 모델과 동일하게 사면경사만을 고려하여 토심을 예측하나 대상지에서 조사된 토심 및 경사의 최솟값과 최댓값을 고려하여 비교적 합리적인 범위의 토심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측정된 값이 요구되며 이에 따라 최댓값 및 최솟값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물리탐사 기법 중 하나인 탄성파 탐사는 지표면에서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탄성파가 속도가 다른 두 매질에 경계에서 반사 또는 굴절되어 돌아온 파동을 수신하여 지하의 지질구조나 지층의 물리적 특성을 분석하고 파쇄대나 연약대와 같은 이상대 위치를 파악 등을 위하여 활용된다. 탄성파 탐사는 사면안정 조사 및 분석 분야에서도 사면의 지층구조 및 풍화대 두께를 파악하기 위하여 널리 활용되고 있다. 또한, 전기비저항 탐사 결과와 결합하여 산사태 취약지역을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산사태에 취약한 지역은 낮은 탄성파 속도와 전기 비저항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öktürkler et al., 2008; Zakaria et al., 2021). 본 연구에 활용된 탄성파 탐사 장비는 미국 Geospace사의 Land geophone string 수신기와 미국 Geometrics사의 Geode 탐사기가 활용되었으며 발파점과 수진기를 일직선상에 배열하는 인라인(in-line) 탐사법을 적용하여 5 m의 측선 간격으로 탐사를 수행하였다.
국토교통부 건설공사 표준품셈에서 따르면 탄성파 속도를 기준으로 약 700m/s의 탄성파 속도범위는 다져지지 않은 풍화토인 토사층에 해당하고 700~1,200 m/s의 탄성파 속도범위는 풍화암층, 1,200~1,900 m/s 범위는 연암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국내 연구에서는 토사층의 평가 기준으로 700 m/s를 적용하고 있다(Cho, 2014; Hong et al., 2009; Lee et al., 2007; Min et al., 2016). 또한, Fisseha et al.(2021)은 400~700 m/s 범위를 느슨한 토사층으로 간주하였으며, Reynolds(2011)은 300~900 m/s 범위를 상부토층으로 간주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탄성파탐사 결과로부터 토심을 추정하기 위하여 탄성파 속도가
700 m/s 이하인 지층을 토사층으로 간주하였으며 Figure 3과 같이 지표면에서 중력방향(dg)과 법선방향(dn)으로 탄성파 속도 700 m/s까지의 깊이를 토심으로 산정하였다.
동일한 사면이라 하더라도 사면 내 위치에 따라 경사 및 토심은 다르게 나타나며 광역적 산사태 취약성 평가는 일반적으로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를 활용하여 일정 격자간격을 기반으로 평가가 수행된다. 따라서 단일사면 내 경사 및 토심을 파악하기 위하여 Figure 4와 같이 탄성파 탐사의 측선 간격과 동일하게 수평거리 5 m 간격으로 사면을 분할하여 경사 및 토심을 추출하였다.
결과 및 고찰
Figure 5는 탄성파 탐사 수행 결과에 따른 탄성파 속도 분포의 예를 보여주며 상부토층의 음영 부분은 Figure 2에서 정의한 토심을 추정하고자 하는 지표면으로부터 탄성파 탐사 속도 700 m/s까지의 토층을 의미한다. 사면의 토심 및 경사 대한 통계적 특성은 각 사면에 대한 토심과 경사가 5 m 간격으로 산정됨에 따라 이들에 대한 평균값을 개별 사면에 대한 대표 토심 및 경사로 활용하였다. 71개의 대상 사면에 대하여 두 가지 토심(dn, dg)과 사면경사(θ)의 통계적 특성은 Table 2에 정리하였다.
Statistical Property | dn(m) | dg(m) | θ(°) |
---|---|---|---|
Average | 2.29 | 2.49 | 21.7 |
STD* | 1.15 | 1.22 | 7.0 |
COV**(%) | 50.2 | 49.1 | 32.2 |
Max | 5.11 | 5.18 | 35.5 |
Min | 0.25 | 0.29 | 6.7 |
dn는 토층두께와 동일하며 대상 사면에 대하여 dn 은 0.25~5.11 m까지 매우 넓은 범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71개 사면에 대한 평균 토층두께는 2.3 m이며, dn 의 변동계수는 약 50%로 높은 변동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력방향 토심을 의미하는 dg 는 0.29~5.18 m의 범위를 보였으며 변동계수는 약 49%로 dn 와 유사한 값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사면의 경사 범위는 약 7~36°로 평균 22°로 나타났으며 약 32%의 변동계수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성파 탐사 결과를 통하여 추정된 지표면에서 법선방향 토심(dn)과 산림입지토양도에서 제공되는 유효토심 및 B층까지 토심의 관계를 비교하였으며 이를 Figure 6에 나타내었다.
대상 사면에 대한 평균 유효토심은 0.23 m로 탄성파 탐사에 의하여 추정된 토심 dn에 비하여 매우 낮은 값을 보였으며 B층까지 토심도 모든 사면에 대하여 1.0 m 이하로 평균 0.53 m의 낮은 값을 나타내었다. 또한, 유효토심과 B층까지 토심 간 상관관계는 상관계수 0.75로 매우 높게 나타나는 반면에 dn과의 상관계수는 유효토심의 경우 0.06, B층까지 토심의 경우 0.03으로 상관관계가 거의 없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심 추정방법에 따라 산사태 위험도 분포는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토심이 얕을수록 사면 안전율은 높게 나타나는 것을 고려하면 산사태 위험도 분석에서 유효토심이나 B층까지 토심을 적용할 경우 산사태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심은 기후와 같은 외부요인 외에 다양한 지형인자의 영향을 받음에 따라 이들과 토심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이에 따른 토심 예측식을 제안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한 지형인자 중 경사는 토심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사면 곡률, 지형습윤지수 등 다른 지형인자를 추가하여 모델링을 수행한 바 있다. 하지만 경사에 비하여 토심과의 상관성이 낮으며 인자의 생성 및 다른 지역에 대한 적용성, 편리함 등을 이유로 경사나 고도만을 고려한 예측식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탄성파 탐사 결과로부터 추출된 토심에 대하여 경사와 고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기존 연구에서 사면경사와 토심은 일반적으로 한 지점에 대한 값을 추출함에 따라 사면경사와 토심 간 상관관계는 1:1 관계를 고려하여 분석된다. 하지만 토심은 일부 구간의 국지적 경사에 의하여 결정되기보다 상부와 하부 경사의 영향을 받으며 공간적 분포를 형성한다. 본 연구에서는 사면경사와 토심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사면경사와 토심의 1:1 관계에서부터 한 지점으로부터 일정 구간에 대한 평균 사면경사와 토심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상관관계 분석을 위한 경사의 구간 범위에 따른 법선방향 토심(dn)에 대한 피어슨(Pearson) 상관계수의 변화는 Figure 7과 같다. 여기서 탄성파 탐사 결과는 사면이 5 m 간격으로 분할됨에 따라 평균경사 산정을 위한 구간거리 5 m는 5 m 구간의 사면경사와 중앙부 토심의 1:1 관계에 대한 상관계수를 의미하며 20 m의 경우 토심이 추정된 지점을 기준으로 상부와 하부 각 10 m 구간에 대한 평균경사와 중앙부 토심 간 상관계수를 의미한다.
평균 사면경사와 토심 간의 상관관계는 기존 연구와 동일하게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면경사의 평균 구간이 증가함에 따라 음의 상관관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심은 짧은 구간 내 사면경사보다 일정 구간에 대한 평균 사면경사와 더 높은 상관성을 갖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약 85 m 구간에 대한 평균 사면경사와 토심의 상관관계가 상관계수 -0.4로 가장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사면경사와 토심의 상관관계를 위한 조사자료가 토심의 경우 한 지점에 대한 값이나 경사는 토심 측정지점을 포함한 일정 구간 내 사면에 대하여 측정된 경사임을 고려하면 유사한 접근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토심과 상관성이 가장 높은 평균경사 범위는 85 m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 결과와 비교하여 경사와 토심 간 상관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기존 연구의 경우 대부분 일부 지역 또는 한 유역을 연구 대상지로 설정하고 상관관계를 규명함에 따라 비교적 지질, 구조지질학적 특성 및 기후 등이 유사하여 사면경사 외에 다른 요인에 의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지표면의 고도와 토심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낮은 고도에서 더 높은 토심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Van Tol et al., 2013). Saulnier et al. (1997)도 유사하게 높은 고도보다 낮은 고도의 경우 더 두꺼운 충적층이 생성됨을 가정하여 고도를 고려한 토심 예측식을 제안한 바 있다. 71개 대상 사면의 평균 해발고도와 평균토심의 산포도를 Figure 8에 나타내었으며 상관계 수는 −0.15로 평균 해발고도와 평균토심 간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단일사면 내 상대적 고도와 토심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였으며 71개의 단일사면 내 상대적 고도와 토심의 상관계수 및 이에 대한 박스플롯(Box plot)을 Figure 9에 나타내었다.
개별 사면에 대한 사면 내 고도와 토심의 평균 상관계수는 −0.95부터 0.94까지 매우 넓은 범위를 가지며 평균 0.11로 나타났다. 일부 사면의 경우 상대적 고도와 토심 간에 매우 높은 상관성을 보였으나 양 또는 음의 상관관계가 동시에 나타남에 따라 사면의 상대적 고도와 토심 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경사를 활용한 토심 예측식을 보정하기 위하여 사면경사와 탄성파 탐사로부터 도출된 토층 두께인 dn 분포에 따른 선형 및 지수 회귀식을 산정하였으며 기존 토심 예측식과 비교를 수행하였다(Figure 10).
사면경사와 탄성파 탐사로부터 도출된 dn 를 통한 선형 회귀식은 다음과 같다.
제안된 모델의 적용범위는 사면경사 0~50.6° 이며 사면경사가 50.6° 이상인 경우 토심은 0m이라 가정된다. 선형모델에 대하여 기존 USGS 모델과 Zieher et al.(2017)의 모델은 유사한 범위를 보였으나 Zieher et al.(2017) 모델이 기울기가 더 큼에 따라 경사 증가에 따른 토심 감소가 더 높게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보정된 선형 회귀식은 두 식에 비하여 더 높은 기울기를 가지며 낮은 경사에 대하여 토심이 더 크게 예측되었다. Gao et al.(2015)가 제안한 모델의 경우 값의 범위가 자료와 일치하지 않아 산지사면 토심을 예측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면경사와 탄성파 탐사로부터 도출된 dn를 통한 지수형 회귀식은 다음과 같다.
지수형 모델에 대하여 Salciarini et al.(2007)와 Tan et al.(2008), Delmonaco et al.(2003)의 모델들은 비슷한 범위의 값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an et al.(2008) 모델과 Delmonaco et al.(2003) 모델은 지수모델의 계수가 비슷함에 따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세 모델은 낮은 경사 범위에서 토심이 매우 높게 예측됨에 따라 실제 토심 분포와 잘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를 통하여 보정된 지수모델은 Daleon and Lorenzo(2018)의 모델과 유사하였으나 경사에 따른 토심 변화가 더 완만한 경향으로 나타났다.
탄성파 탐사에 의하여 규명된 탄성파 속도 700 m/s 기준에 따른 토심 분포와 제안된 선형 및 지수형 모델을 통한 토심 분포를 비교하기 위하여 평균 토심을 고려한 4개의 사면을 선정하였으며 토심 분포 비교를 Figure 11에 나타내었다.
제안된 모델은 사면경사만 고려함에 따라 경사가 완만하지만 토심이 낮은 사면이나 경사가 급하더라도 토심이 깊은 사면에 대해서는 토심을 과대 및 과소 추정할 수 있다. 또한, Figure 11(d)와 같이 사면 내 사면경사가 유사하더라도 다양한 요인에 의하여 실제 토심분포는 사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나 제안된 모델은 이러한 변동성을 고려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탄성파 탐사 결과를 통하여 우리나라 산지사면의 지층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수정된 회귀식을 제안함에 따라 산림입지토양도의 유효토심이나 기존 토심 예측식에 비하여 보다 합리적인 토심추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산지사면에 대한 토심을 추정하기 위하여 국내 산지를 대상으로 수행된 탄성파 탐사 결과를 수집하였으며 이를 활용하여 토심을 추정하고 경사 및 고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최종적으로 우리나라 산지사면을 대상으로 한 보정된 토심 예측식을 제안하였으며 이에 대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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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지사면의 지층구조를 파악하기 위하여 총 71개 탄성파 탐사 결과를 수집하였으며 탄성파 속도 700 m/s를 토심 산정기준으로 설정하고 5 m 간격으로 사면 내 경사, 고도 및 토심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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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사면의 평균 토층두께(dn)는 2.3 m이며 변동계수는 약 50%로 사면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사면의 평균경사는 22°이며 사면에 따른 변동계수는 32%로 토심에 비하여 낮은 변동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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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입지토양도에서 제공하는 유효토심이나 B층까지의 토심은 탄성파 탐사를 통하여 추정된 토심과 비교하여 매우 낮은 값을 보이며 상관계수도 0.1 이하로 상관관계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산림입지토양도의 토심을 활용하여 산사태 위험도를 평가할 경우 산사태 위험도 분포가 다를 수 있으며 산사태 위험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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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경사와 토심의 상관관계는 사면경사를 산정하는 구간 범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토심이 한 지점의 국지적 경사에 의하여 결정되기보다 상부와 하부 경사의 영향을 받으며 공간적 분포를 형성함에 따라 약 85 m 구간의 평균 사면경사와 토심의 상관관계가 상관계수 –0.4로 가장 높은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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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해발고도와 평균토심 간 상관계수는 –0.15로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단일사면 내 상대적 고도와 토심 간 상관관계는 일부 사면의 경우 매우 높은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양 또는 음의 상관관계가 동시에 나타남에 따라 사면의 상대적 고도와 토심 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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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성파 탐사 결과를 통하여 추정된 토심을 활용하여 기존 경사에 따른 토심 예측식을 보정하였다. 비록 사면경사를 활용한 토심 예측은 토심이 사면경사 외에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음에 따라 여전히 많은 오차를 포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산지사면의 지층 특성을 반영함에 따라 기존 토심 예측식에 비하여 합리적인 토심추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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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탄성파 속도 700 m/s을 기준으로 토심을 결정하였으나 추후 연구를 통하여 탄성파 속도와 실제 토심 간 관계를 파악하고 토심을 추정하기 위한 탄성파 속도 기준을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