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기수지역은 육상과 해양생태계가 접하는 전이지역으로써 영양분이 풍부하여 많은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공간이다(Hong et al., 2013). 기수지역은 강물에 의해 육지로부터 운반된 모래와 진흙이 바다와 접한 완만한 해안지대에 퇴적되어 염생식물이 분포하는 생태적 특성이 있다(Cho, 2010).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 따른 토지이용의 증가로 이러한 지역들이 개발 용지로 많이 전환함에 따라 기수지역에 발달한 갯벌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한, 개발에 의한 영향으로 이러한 지역의 생물종다양성이 감소하는 등의 환경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Byeon and Park, 2002; Park et al., 2010; Lim and Kim, 2018).
광포만(廣浦彎)은 경상남도 사천시 곤양면과 서포면 사이에 있으며 예로부터 농축산물, 임산물, 백토 등을 운반한 해상교통의 중요한 지역이었다(Sancheon City, 2018). 이곳은 곤양천의 민물과 사천만의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이며, 지형적으로는 리아스식 해안이 발달하여 골짜기 형태의 만(灣)이 발달되어 있다. 1960년대에는 진주, 산청, 함양, 하동 등의 육지로부터 생산된 농산물을 포함한 각종 물자를 광포나루를 통해 우리나라 전역 또는 일본까지 물자를 실어 날랐던 곳이었다(Sacheon City, 2018). 이곳에는 갯잔디군락, 갈대, 염생식물 등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광포만의 해안선은 원형대로 잘 보존되어 있어 다양한 갯벌 생물들이 서식하고 다양한 종류의 철새들이 날아든다. 이 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는 새의 종류는 무려 117여종에 달하며 재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물수리, 원앙, 수리부엉이, 알락꼬리마도요, 매, 참매, 검은머리물떼새 등의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희귀한 조류들이 광포만을 찾아온다(Shin et al., 2019).
최근 들어 광포만 일대를 간척하여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는 계획과, 자연환경과 경관이 수려하여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요구가 상충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적 경관적 가치가 높은 광포만의 식물상에 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광포만의 생태적 환경적 중요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광포만을 대상으로 식물상 및 침입외래식물 분포특성 조사를 통하여 광포만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얻는 데 목적이 있다.
재료 및 방법
광포만으로 유입되는 곤양천은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북천면 황토재에서 발원하여 곤명면을 거쳐 광포만 해수와 만난다. 곤양천이 흐르는 곤양면은 소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리아스식 해안으로 많은 만(灣)이 발달해 있다.
기상청의 10년간 자료에 의하면 광포만의 연평균 기온은 14.3℃, 최고기온 30.4℃, 최저기온 –2.1℃, 평균 상대습도는 65.3%이며, 연평균 강수량은 1,879.2 mm로 우리나라 연평균 강우량 1,274 mm보다 1.47배 많았다.
광포만의 식물상과 침입외래식물에 대한 기초자료를 얻기 위해 해안가 만조대(滿潮帶)에서 수직선상 약 10 ⅿ이내의 범위로 기수역을 따라 5개(Ⅰ: 여끝∼손옥고개, Ⅱ: 손옥고개∼석문, Ⅲ: 석문∼대진교∼하수종말처리장, Ⅳ: 하수종말처리장∼한개마을, Ⅴ: 띠섬)의 구간(13.59 km)으로 나누어 2018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조사하였다(Figure 1). 식물종의 동정은 가능한 현지에서 실시하여 야장을 작성하였고, 종 동정이 어려울 때 종을 채집하거나 개체수가 적은 식물 종이나 희귀식물 등은 식물의 특징을 세밀하게 촬영하여 실험실에서 Lee(2014)의 원색대한식물도감, Lee(2006)의 새로운 한국식물도감, Park(2009)의 한국의 침입외래식물, 희귀식물과 한국특산식물의 분류는 Korea National Arboretum(2018) 등을 참고하여 동정하였다. 희귀 멸종식물, 한국특산식물, 생태계교란종, 염생식물 등은 현장에서 사진촬영을 하여 화상자료로 확보하였다. 식물의 학명은 국가표준식물목록(Korea National Arboretum, 2018)과 Ministry of Environment (2006)의 기준에 따라 정리하였다.
결과 및 고찰
광포만은 곤양천의 민물과 사천만의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이며, 육지식물과 해양식물이 서로 전이되는 지역으로 다양한 식물들이 생육하고 있다. 조사지역의 관속식물은 93과 299속 466종 3아종 41변종 10품종 520분류군이 출현하여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4,884분류군(Korea National Arboretum, 2018)의 10.7%에 해당하였다(Table 1). 양치식물은 9과 12속 13종 1변종의 14분류군, 나자식물은 2과 3속 6종의 6분류군, 피자식물은 82과 284속 447종 3아종 40변종 10품종의 500분류군이 출현하였다. 그 중 쌍자엽식물은 69과 209속 319종 3아종 25변종 10품종의 357분류군이 출현하였고, 단자엽식물은 13과 75속 128종 15변종의 143분류군이 출현하였다. 벼과 식물이 76분류군으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고, 국화과(67분류군), 콩과(34분류군), 사초과(27분류군), 장미과(22분류군), 백합과(20분류군), 마디풀과(17분류군), 꿀풀과(15분류군) 등의 순이었다(Appendix).
Fam.: Family; Gen.: Genera; Spp.: Species; Sub spp.: Sub species; var.: variety; for.: forma.
희귀멸종식물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의 평가기준에 따라 CR(Critical Endangered, 멸종위기종), EN(Endangered, 위기종), VU(Vulnerable, 취약종), LC(Least Concerned, 약관심종), DD(Data Deficient, 자료부족종) 등으로 구분하였는데, 광포만 일대서 출현한 희귀식물은 검팽나무, 모새달, 새박, 세뿔석위, 왕둥굴레, 왕벚나무 등 6과 6속 6종 6분류군으로 약관심종 3분류군과 취약종 1분류군, 위기종 1분류군, 멸종위기종 1분류군이었다(Table 2).
한국특산식물은 은사시나무, 키버들, 자주꿩의다리, 해변싸리, 개나리 등 7과 9속 9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이는 본 조사지역에서 출현한 관속식물의 약 1.7%에 달하며 한국특산식물 360분류군(Chung et al, 2017)의 약 2.5%에 해당한다(Table 3).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26과 39속 42종 2변종의 44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4). Ⅴ등급은 극히 일부 지역에만 고립되어 불연속적으로 분포하는 특성을 가지는 분류군으로 본 조사지역에서는 왕벚나무 등이 출현되었다. Ⅳ등급은 한 아구에만 분포하는 분류군으로 본 조사지에서는 산복사나무, 등나무, 검양옻나무, 갈사초 등의 4분류군이 출현하였다. Ⅲ등급은 2개의 아구에 분포하는 분류군으로 본 조사지에서는 바위손, 세뿔석위, 참조팝나무 갈기조팝나무, 낭아초, 멀구슬나무, 천문동, 탱자나무, 중나리, 갯겨이삭 등의 10분류군이 출현하였다. Ⅱ등급은 모든 식물 아구에 분포하지만, 1,000 m 이상의 산지에 나타나는 특성이 있어 일반적으로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분류군으로 본 조사지에서는 방기, 개산초, 새박 등의 6분류군이 출현하였다. Ⅰ등급은 3개의 아구에 걸쳐 분포하는 분류군으로 본 조사지역에서는 갯씀바귀, 갯쇠보리, 모새달 등의 23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4).
본 조사구간은 여끝∼손옥고개(2.01 km)로 만조때에는 물이 해안선까지 잠기는 지역으로 해안선을 따라 졸참나무, 개산초, 굴참나무, 폭나무, 팽나무 등이 빈번하게 출현하였다(Figure 1). 해안을 따라 갯잔디군락이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가는갯는쟁이, 갯질경이, 갯메꽃 등이 출현하였고 왕대가 해안가에 소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출현한 관속식물은 65과 193속 267종 1아종 19변종 3품종으로 290분류군이 출현하였다. 희귀식물은 세뿔석위(VU) 1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2). 특산식물은 은사시나무, 자주꿩의다리, 해변싸리, 개나리, 오동나무, 갯겨이삭 등의 6분류군이 출현하여 조사지역 중 한국특산식물이 가장 많이 출현하였다(Table 3).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17과 20속 21종 21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4). Ⅳ등급은 산복사나무, 검양옻나무, 갈사초 등의 3분류군이 출현하였고, Ⅲ등급은 세뿔석위, 낭아초, 천문동, 갯겨이상 등의 4분류군이 출현하였으며, Ⅱ등급은 방기, 개산초, 층꽃나무, 뻐꾹채 등의 4분류군, Ⅰ등급은 폭나무, 참느릅나무, 예덕나무, 나도밤나무, 합다리나무, 사철나무, 갯메꽃, 갯실새삼 등의 8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침입외래식물은 소리쟁이, 미국자리공, 유럽점나도나물, 흰명아주 등의 39분류군이 출현하여 본 조사지 전체 침입외래식물의 62.9%가 출현하였다(Table 5).
Orig: Origin, N.D.: Naturalized degree, N.I.T.: Naturalized inflow timing, H.S.: Hamful species, H.P.: Hypopus, Af: Africa, As: Asia, Eu: Europe, Eu-Af: Europe-Africa, Eu-As: Europe Asia, nA: norh America, sA: south America, tA: Tropical America, MM: Megaphanerophyte(8m<), N: Nanophanerophyte(0.3∼2m), CH: Chamaephyte, H: Hemicrytophyte, G: Geophyte, HH: Helophyte and Hydrophyte, Th: Therophyte(summer annual), Th(w): Therophyte(winter annual).
본 조사구간은 손옥고개∼석문(2.19 km)으로 곤양천의 민물과 바닷물이 접하는 상류지역으로 갯잔디군락이 넓게 분포하고 갯잔디군락 일부에서는 침식으로 인한 훼손의 흔적이 있었다(Figure 1). 훼손과 침식이 일어난 지역은 큰비쑥, 갯개미취 등이 우점하고 있었으며, 일부 지역은 갯사상자, 나문재, 큰비쑥, 갯개미취, 해홍나무 등이 서식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출현된 관속식물은 개산초, 큰비쑥, 갯질경, 갯개미취, 나문재 등의 68과 176속 223종 2아종 18변종 6품종의 249분류군이 출현하였다. 희귀식물은 멸종위기종인 왕벚나무 1 분류군이 출현하였지만, 식재된 것으로 추정된다(Table 2). 한국특산식물은 키버들과 병꽃나무가 출현하였다(Table 3).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10과 13속 13종 13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4). Ⅴ등급은 왕벚나무(식재된 것으로 추정) 1분류군, Ⅳ등급은 산복사나무, 등나무, 검양옻나무 등의 3분류군, Ⅲ등급은 천문동 1분류군, Ⅱ등급은 개산초와 층꽃나무 2분류군, Ⅰ등급은 실고사리, 푸조나무, 폭나무, 참느릅나무, 사철나무, 갯메꽃 등의 5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침입외래식물은 족제비싸리, 토끼풀, 달맞이꽃 등의 33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5).
Ⅲ조사구간은 석문∼대진교∼오리방천∼하수종말처리장(3.61 km)으로 곤양천의 민물과 바닷물이 접하는 하류지역으로 오리방천(둑)을 따라 내려가면 바다와 연결되는 지역이다(Figure 1). 조사지 서쪽편은 농경지로서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지역으로 비교적 다양한 식물이 자생하고 있었다. 큰비쑥, 갯개미취, 갯사상자, 나문재, 천일사초, 갯쇠보리 등의 53과 144속 18종 1아종 17변종 2품종의 198분류군이 출현하였다. 희귀식물은 새박이 출현하였다(Table 2). 한국특산식물은 키버들과 병꽃나무가 출현하였다(Table 3).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새박, 갯실새삼, 갯쇠보리 등의 6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4). Ⅳ등급은 등나무, Ⅲ등급은 바위손, Ⅱ등급은 새박, Ⅰ등급은 참느릅나무, 갯실새삼, 갯쇠보리 등의 3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침입외래식물은 개비름, 다닥냉이, 돼지풀 등의 36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5).
Ⅳ조사구간은 하수종말처리장∼조도∼한개마을(4.68 km)의 구간으로 조사지의 남서쪽은 자동차도로와 농경지가 인접하여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지역이다. 출현된 관속식물은 개산초, 굴피나무, 졸참나무, 폭나무, 갯질경이, 갯잔디, 갯개미취, 갯사상자, 갯메꽃 등의 80과 217속 297종 1아종 31변종 4품종의 333분류군이 출현하였다. 한국특산식물은 키버들, 개나리, 병꽃나무, 신이대의 4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3).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15과 21속 21종 21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4). Ⅳ등급은 검양옻나무, Ⅲ등급은 갈기조팝나무, 멀구슬나무, 천문동, 탱자나무 등의 4분류군, Ⅱ등급은 개산초와 층꽃나무, Ⅰ등급은 산조팝나무, 예덕나무, 갯씀바귀, 왕미꾸리광이의 14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침입외래식물은 좀명아주, 미국가막사리, 울산도깨비바늘, 망초 등의 39분류군이 출현하였으며, 조사지역 전체침입외래식물의 62.9%가 출현하였다(Table 5).
Ⅴ조사구간의 띠섬은 광포만의 최남단지역의 섬으로 사천시 곤양면 중항리 일원으로 면적 61,249 m2이고 북쪽은 높고 남쪽은 낮은 지형을 이루고 있다. 10여년 전에는 1가구가 거주하는 유인도였지만, 현재는 폐가옥만 남아 있다. 섬 사면에는 30여년 전에 식재한 것으로 보이는 리기다소나무가 섬 전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남서사면부터 시작하는 왕대가 섬 가운데를 가로질러 광범위하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섬의 남쪽지역은 곰솔과 리기다소나무가 분포하고 있으며, 남동지역에는 굴피나무군락, 상수리나무, 소나무가 주로 분포하고 있다. 서쪽 지역은 곰솔과 굴참나무가 우점하고 있으며, 북서지역은 굴피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출현한 관속식물은 소나무, 굴피나무, 굴참나무, 개산초, 사철쑥, 화살나무, 팽나무, 폭나무 갈대, 물억새, 모새달 등의 54과 115속 136종 19변종 5품종 등의 160분류군이 출현하였다. 희귀식물은 검팽나무(LC), 모새달(LC), 왕둥굴레(EN) 등의 3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2). 특히, 모새달의 군락 40 m2(2 m×20 m)은 동쪽이 개체수가 밀생하여 분포하고 남쪽이 개체수의 분포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모새달 군락은 동쪽에서 서쪽방향으로 확산해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산식물은 병꽃나무가 출현하였다(Table 3).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11과 17속 14종 2변종의 16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4). Ⅳ등급의 산복사나무 1분류군, Ⅲ등급의 참조팝나무, 천문동, 중나리 등의 3분류군, Ⅱ등급은 개산초와 층꽃나무, Ⅰ등급은 폭나무, 참느릅나무, 갯장구채, 큰꽃으아리, 백선, 개산초, 합다리나무, 사철나무, 갯메꽃, 갯쇠보리, 모새달 등의 11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침입외래식물은 붉은서나물, 큰비짜루국화, 아까시나무, 족제비싸리 등의 7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5).
광포만일대의 현지조사에서 출현한 침입외래식물은 애기수영, 소리쟁이, 미국자리공, 족제비싸리, 아까시나무, 가시박 등의 15과 47속 59종 3변종으로 총 62분류군이 출현하였다(Table 5). 조사지역 침입외래식물의 도시화지수 및 귀화율은 19.3%와 11.9%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평균귀화율(Koh et al., 1995) 10.3%보다 높게 나타났다. 침입외래식물의 원산지는 북미가 20분류군(32.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유럽 17분류군(27.4%), 유럽-아프리카, 미국-열대지역이 각각 7분류군(11.3%)의 순이었다(Table 5). 본 연구와 비슷한 해안 지역을 대상으로 한 변산반도 국립공원 작은당 일대의 식물상 및 군락 분석(Oh and Beon, 2009)의 귀화율 9.5%, 다도해해상 국립공원 완도 정도리 방풍림의 바람골과 식물종다양성(Lim et al., 2010) 귀화율 8.33%, 변산반도국립공원 내 임도 식물상과 침입외래식물 현황(Soh et al., 2013) 귀화율 10.07%, 한려해상국립공원 특정도서의 식물상(Kim et al., 2014) 귀화율 4.8%, 함백산 일원의 식물상(Choi et al., 2015) 귀화율 7.07%, 청량산(봉화군, 안동시) 관속식물상(Nam et al., 2015) 귀화율 10.0%,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지역 특정도서의 식물상(An et al., 2015) 귀화율 1.85%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나 광포만 일대는 침입외래식물의 침입에 의한 생태적 교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조사지역의 귀화율이 다른 비슷한 환경을 가진 지역보다 높은 것은 다른 지역들과는 다르게 농경활동을 비롯한 사람의 생활공간이 인접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침입외래식물 유입 시기는 일반적으로 3기로 구분한다(Kim et al., 2018). 본 조사지역에서 1기에 해당하는 종은 애기수영, 개비름, 전동싸리, 토끼풀, 개망초, 뚱딴지 등의 28분류군(45.2%)이 출현하였다. 2기에 해당하는 종은 돌소리쟁이, 족제비싸리, 자주괭이밥, 큰개불알풀, 돼지풀, 큰망초, 큰금계국, 코스모스 등의 9분류군(14.5%)이 출현하였다. 3기에 해당하는 종은 양명아주, 가시박, 애기달맞이꽃, 미국실새삼, 미국쑥부쟁이, 큰비짜루국화, 울산도깨비바늘 등의 25분류군(40.3%)이 출현하였다(Table 5). 이 같은 결과는 서울시 중랑천의 식물상(Lee et al., 2014), 진주 남강변의 식물상(Kim et al., 2019), 진주 영천강의 외래식물 분포(Lee et al., 2019) 등에서는 이입 1기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다음으로 이입 3기, 이입 2기의 순으로 나타나 본 조사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지만, Lee et al.(2011)에 의해 보고된 한국내 침입외래식물의 현황에서는 이입 1기가 20.6%, 이입 2기 10.6%, 이입 3기 68.8%와는 약간 상충된 결과를 보였다. 우리나라 전역을 대상으로 한 Lee et al.(2011)의 연구와는 달리 본 연구대상지가 기수지역이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이입 1기식물과 이입 3기 식물이 본 조사지역의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종으로 보이지만, 이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입지환경분석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ariyama and Kobatake(1988)는 침입외래식물의 귀화도를 5개 등급으로 구분하였다. 1등급은 희귀함, 2등급은 국지적으로 분포하고 개체수도 많지 않음, 3등급은 널리 분포하나 개체수는 많지 않음, 4등급은 국지적으로 분포하나 개체수가 많음, 5등급은 널리 분포하고 개체수도 많음으로 구분하였다. 귀화도 Ⅴ등급에는 소리쟁이, 유럽점나도나물, 돼지풀, 미국쑥부쟁이, 큰비짜루국화 등의 22분류군(25.5%)이 출현하였다. 귀화도 Ⅵ등급에 해당하는 종은 전동싸리, 가시박, 애기달맞이꽃, 땅꽈리, 울산도깨비바늘, 큰망초 등의 10분류군(16.1%)이 출현하였다. 귀화도 Ⅲ등급은 다닥냉이, 말냉이, 털별꽃아재비 등의 18분류군(29%)이 출현하였다. 귀화도 Ⅱ등급은 양명아주, 자주괭이밥, 주홍서나물 등의 10분류군(16.1%)이 출현하였다. 귀화도 Ⅰ등급은 귀리와 까락빕새귀리 2분류군(2.2%)가 출현하였다(Table 5).
염생식물은 바닷가의 소금기가 있는 지대에서 자라는 식물을 말한다. 염생식물은 가는갯는쟁이, 나문재, 해홍나물, 갯질경, 갯메꽃, 지채, 갈대 등의 13과 26속 24종 2변종 1품종의 27분류군으로 우리나라 염생식물 94분류군의 28.7%를 차지하였다(Kim, 2013). 본 조사지는 해안사구와 기수지역이 공존하는 곳으로 남해안 5개 간척지 평균 염생식물 비율의 9.11%보다 높았다. 벼과 식물이 7분류군(25.9%)으로 출현빈도가 가장 높았으며, 명아주과 4분류군(14.8%), 국화과 4분류군(14.8%) 콩과 2분류군(7.4%)의 순이었다(Table 6). Ⅰ번 조사지역의 염생식물은 가는갯는쟁이, 나문재, 해홍나물, 큰비쑥 등의 21분류군(77.8%)이 출현하여 조사지의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많은 종이 출현하였다. Ⅱ번 조사지역의 염생식물은 가는잿는쟁이, 갯잔디, 갈대, 갯개미취 등의 13분류군(48.1%)이 출현하였다. Ⅲ번 조사지역은 나문재, 해홍나물, 갯사상자, 갯질경, 갯실새삼, 갯개미취 등의 14분류군(51.9%)이 출현하였다. Ⅳ번 조사지역은 가는갯는쟁이, 나문재, 갯완두, 갯사상자, 갯씀바귀 등의 18분류군(66.7%)이 출현하였으며, Ⅰ번 조사구 다음으로 많은 종의 염생식물이 출현하였다. Ⅴ번 조사지역의 염생식물은 갯사상자, 갯메꽃, 비쑥, 지채 등의 16분류군(59.3%)이 출현하였다(Table 6).
광포만은 남강댐에서 가화천으로 방류되는 담수로 많은 양의 토사 유입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사천강과 가화천 하류의 중간지역은 삼각주가 형성되어 있고, 곤양천의 하구는 모래톱과 사구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광포만에는 남해안을 대표할 만한 넓은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특히, 기수지역에 형성된 모래톱과 사구에는 갯잔디와 물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Ⅱ조사구역의 곤양천의 하구에 형성된 모래톱과 사구에는 대단위의 갯잔디군락(약 20,000 m2)이 분포하고 있다. 갯잔디군락은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적인 재해로 인하여 갯잔디가 자생하는 지역의 사하구 침식이 발생하여 갯잔디의 생육지가 점차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갯잔디군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곤양천에서 유입되는 민물의 수량을 조절하거나 침식을 억제할 수 있는 시설을 고려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침식이 발생하여 갯잔디 자생지가 파괴된 지역에는 큰비쑥, 갯질경, 갯개미취, 갯사상자, 나문재, 해홍나물, 큰김의털 등과 같은 식물이 갯잔디의 생육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는 현상을 보인다. 큰김의털은 유럽이 원산지인 다년생식물로서 5∼7월에 개화 결실하고 종자는 영과(caryopsis)로서 다수의 종자를 생산하여 번식력이 왕성하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큰김의털의 자생지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Ⅲ조사구역은 오리방천을 따라 조사된 구역으로 서쪽에는 농경지로 되어 있어 목본식물은 거의 없이 대부분 초본식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지역에는 큰김의털이 약 1㎞이상의 띠 모양으로 분포하고 큰김의털 분포지의 확대로 해안습지에서 자주 관찰되는 염생식물의 생육지가 간조대까지 밀려나 오리방천 인근에서는 몇 개체의 염생식물만 관찰되었다. 큰김의털이 자생하지 않은 지역에는 염생식물인 갯잔디와 갯질경, 나문재, 큰비쑥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오리방천이 위치한 이 지역은 큰김의털의 생육지가 점점 더 확대되어, 습지식물의 자생지 파괴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존 자생식물의 생육지 보존을 위해서 번식력이 왕성한 큰김의털의 인위적인 개체조절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Ⅳ조사구간은 북동사면으로써 다른 조사구간에서 출현하지 않았던 병아리난초와 앵도나무가 관찰되었다. 일반적으로 병아리난초는 산지의 숲속 바위에 붙어 자라는 생태적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 지역에서 여러 개체의 병아리난초가 출현하였다. 이 지역은 북사면으로서 남쪽으로부터 불어오는 해풍의 영향을 적게 받고 비교적 공중습도가 높은 북사면에 있어 병아리난초가 자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병아리난초의 자생지 보존을 위해 병아리난초 자생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Ⅴ구간은 무인도로써 사람의 간섭이 적은 지역이다. 이 조사지는 섬의 사방위마다 식물상이 다르게 출현하였다. 기수역에서만 생육하는 희귀식물인 모새달이 2 m의 폭으로 20 m가량 생육하고 있었는데, 갈대와 같은 생육공간에 분포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할 것이다.
침입외래식물 중 생태계 교란식물은 16종이 지정되어 있다(Ministry of Environment. 2021). 본 조사지역에서 출현한 생태계 교란 식물은 돼지풀, 털물참새피, 애기수영, 가시박, 미국쑥부쟁이, 가시상추, 환삼덩굴 등 7분류군 이었다. 특히, 돼지풀, 털물참새피, 가시박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돼지풀은 도로변, 구릉지, 들에서 잘 자라며, 많은 꽃가루를 생산하여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화분 공해 식물이다. 돼지풀은 Ⅴ번 조사지역을 제외한 전 조사지역에서 출현하였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돼지풀의 화분은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대량의 꽃가루와 종자를 생산하기 때문에 번식 속도가 매우 빨라 다른 식물의 생육공간을 잠식해가는 속도도 빠르다. 따라서 돼지풀은 제거되어야 할 유해 침입외래식물이다. 하지만, 번식력이 너무 강해 완전히 이 식물을 제거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화분을 생산하기 이전에 식물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털물참새피는 북미원산으로 연못이나 도랑의 가장자리, 수심이 3 m이내인 습지 등에서 잘 분포하지만,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도 서식한다. 털물참새피는 Ⅲ번 조사구에서만 관찰되었다. 털물참새피는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자생지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털물참새피는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으로 번식력이 아주 강하다. 털물참새피가 수면을 완전히 뒤덮어 빛이 수중으로 투과되지 않으면 수생식물의 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태교란종 뉴트리아의 은신처로 이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털물참새피의 인위적인 제거가 이루어져야 하며 제거는 개화 전인 5∼6월에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제거한 식물은 반드시 회수하여 소각 처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시박은 북미 원산으로 주로 하천부지, 저수지, 농수로 주변, 황무지 등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번식력이 굉장히 왕성하고 가시가 인체에 닿으면 피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다른 식물의 수관을 덮어 태양광이 식물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해 점차 식물이 고사되게 만든다. 광포만의 전 지역에서 골고루 출현하고 있는 가시박은 생육공간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자생식물의 생육공간을 위협하는 가시박의 인위적인 제거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을이 되어도 수관을 덮고 있는 가시박 고사체와 종자제거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본 연구는 생태적·경관적 가치가 뛰어난 광포만의 식물상에 관한 연구로 해안 습지의 생태적 특성 파악을 통해 자생식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 제공에 목적이 있다. 광포만에서 출현한 관속식물은 93과 299속 466종 3아종 41변종 10품종의 520분류군이었다. 광포만의 관속식물은 우리나라 관속식물 4,884종의 약 10.6%를 차지하였다. 벼과가 76종(14.6%)으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으며, 다음으로 국화과 67종(12.8%), 콩과 34종(6.5%), 사초과 27종(5.2%), 장미과 22종(4.2%)의 순이었다. 희귀식물은 LC등급의 4분류군(검팽나무, 새박, 모새달 등), VU등급의 세뿔석위 1분류군, CR등급의 왕벚나무 1 분류군, EN등급의 왕둥굴레 1분류군이 출현하였다. 한국특산식물은 해변싸리, 오동나무, 병꽃나무 등의 7과 7속 9종의 9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44분류군으로 V등급 1분류군, IV등급 4분류군, III등급 10분류군, II등급 6분류군, I등급 23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침입외래식물은 15과 47속 59종 3변종의 62분류군이 출현하였으며, 귀화율은 11.9%였다. 염생식물은 13과 24속 24종 2변종 1품종의 27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생태교란식물은 돼지풀, 가시박, 털물참새피 등의 6분류군이 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