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 세계적으로, 산림작업원은 임업기계로 큰 나무를 자르고 운반함에도 불구하고 주의부족, 훈련부족, 부실한 안전 관행으로 취약한 산업재해에 노출되어 있다(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2023). 특히, 기계톱 벌도작업은 차량계와 가선계 임업기계가 접근하지 못하는 급경사지와 기복이 심한 지형에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극한 기상조건에서 장시간 반복적인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진화된 기계화 작업보다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Lyons et al., 2011; Michael and Gorucu, 2021). 미국과 뉴질랜드 자료들을 살펴보면, 벌도작업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의 비율은 전체 임업분야 총 재해건수의 20%~30% 범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Bentley et al., 2005;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2023). 이러한 이유에서, 미국의 OSHA(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 캐나다 WorkSafe BC, 뉴질랜드의 OSHS(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Service)에서는 방향각내기·따라베기 등이 포함된 안전한 표준벌도작업 지침서를 제공하고, 산림작업원은 이를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Lyons et al., 2011).
한편, 우리나라 2021년 기준 임업 재해율(0.86%)을 살펴보면, 전 산업 평균(0.63%)보다 1.4배 높은 수준이다(Ministry of Employment and Labor, 2023). 임업 선진국들, 즉, 미국(오레곤주, 2.9), 캐나다(브리티시 콜롬비아, 4.0), 핀란드(0.8), 스웨덴(0.5), 호주(2.7), 뉴질랜드(0.6)의 2018년 기준 도수율2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2022년 기준 임업 중대재해 발생 빈도(4.5)는 상당히 높다(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2023). 특히, 임업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는 대부분 기계톱 벌도작업 중에 발생하고 있으며, ‘나무가 의도하지 않는 벌도 방향으로 쓰러지는 유형’의 사고가 여전히 절반 이상이다(Ministry of Employment and Labor, 2023). 이러한 이유에서, 벌도작업의 유해·위험요인을 통제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방향벌도(directional felling)는 산림 내에 서 있는 나무를 쓰러뜨리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사고를 저감시킬 뿐만 아니라 베어진 나무를 쉽고 빠르게 운반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다(Nikonny et al., 2013). 또한, 이 기술은 급경사지에서 벌도작업 시 잔존목의 피해를 저감시키는 데에도 활용된다(Cedergren et al., 2002). 벌도작업 중에 쓰러지는 나무의 방향은 방향각내기(undercut) 후 실시하는 따라베기(back cut)의 유형과 높이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일반적으로 따라베기는 방향각내기의 밑면보다 5 cm 높은 위치에서 실시한다(Nagao and Yamada, 2019). 이러한 작업은 쓰러지는 나무가 방향각내기와 반대 방향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한다. 특히, 따라베기 단위작업 공정 중 체인톱날의 끼임 현상을 피하고, 안전한 방향벌도를 위해 쐐기를 활용한다(Hoffmann and Jaeger, 2021). 기계톱 벌도작업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향벌도에 필요한 쐐기작업(wedging)과 적절한 따라베기 작업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기계톱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벌도장비가 손톱과 도끼에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를 거치면서 현재까지 기계톱 벌도작업은 임업분야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편, 2010년의 임업분야 재해율(2.8%)은 전 산업 평균(0.7%)보다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산림청은 산업재해를 저감시키기 위해 산림작업 안전교육 체계화, 개인보호구 관련 규정 개선 등의 노력을 시작하였다(Kim and Park, 2014). 이후 2020년 재해율(1.0%)은 2015년(1.8%)과 비교하여 큰 폭으로 감소하였으나, 최근 3년간(2020년~2022년)의 감소폭은 줄어들었다(Ministry of Employment and Labor, 2023). 기존의 안전교육과 개인보호구를 활용한 안전사고 저감 방법은 한계를 보인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벌도작업의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그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기계톱 벌도작업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는 대부분 부정확한 벌도 방향으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정확한 방향 벌도작업이 필수적이다(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202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벌도 작업 시 나무가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쓰러지는 사고의 위험성을 저감시키기 위해 쐐기작업 공정의 벌도방향 제어 효과를 평가하였다. 더 나아가, 벌도 작업 중 쐐기작업 공정 유무에 따른 벌도방향과 작업 생산성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쐐기작업 유무에 따른 벌도방향의 정확도와 벌도작업 생산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국립산림과학원 광릉산림과학연구시험림(경기도 포천시 진접읍 장현리 산45-19)에 위치한 임분을 선정하였다(Figure 1). 대상 임분은 잣나무림 6영급으로 평균 흉고직경은 34 cm, 수고는 21 m이다. 대상 임분은 1965년 잣나무를 조림한 후 2년간 풀베기 작업을 수행하며 관리되었으며, 1985년과 2011년에 간벌을 실시하였다. 현재 소밀도는 “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위지수는 16으로 계산되었다. 방향벌도 실험 중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임도 주변의 완경사지에 3-4 m 이상 간격으로 서 있는 나무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는 경사와 수관밀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설정하기 위함이다.
실제 넘어지는 나무의 벌도방향을 측정하기 위해 2종류의 벌도조건(쐐기작업 공정이 있는 경우, 없는 경우)에서 각각 10그루씩 실험하였다. 쐐기작업 공정 유무에 따른 벌도방향 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방향각내기와 수직인 방향을 올바른 벌도방향이라고 가정하고, 실제 넘어진 나무의 회전각도를 측정하였다.
벌도작업은 방향각내기, 따라베기, 쐐기작업 공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Figure 2). 회전각도는 Figure 3과 같이 벌도목마다 방향각베기 후 2 m 길이의 절척을 통해 이등변삼각형을 만들고 나무가 넘어가는 지점을 설정하였다. 따라베기가 종료된 후 계획된 방향과 나무가 쓰러진 방향과의 변화된 각도를 측정하였다. 한편, 실험에 사용된 쐐기는 Husqvarna사에서 개발한 밑면이 25 cm 길이, 기울기가 7° 각도 제품이며, 벌도목의 흉고직경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특히, 벌도작업은 15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국립산림과학원 소속 영림단원이 실시하였으며, 한 그루의 나무를 벌도하기 위해 2개의 쐐기를 사용하였다.
벌도작업의 생산성을 분석하기 위해 단위공정별 작업시간, 흉고직경, 수고 등의 인자를 측정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시간동작 연구방법(time and motion study method)을 이용하였다. 이 방법은 목재수확시스템의 단위작업(예: 벌도·조재, 집재, 소운반 등)의 생산성을 산정하고, 하나의 시스템에 대한 작업 생산성 예측을 위한 모델을 개발하는데 널리 이용되고 있다(Palander et al., 2013; Lee et al., 2019).
본 연구에서 순수작업시간(Productive Machine Hour: PMH)은 하나의 나무를 쓰러뜨리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스톱워치(stop watch)를 이용하여 방향각내기, 따라베기, 쐐기작업 공정별 시간을 측정하였다. 하층식생 제거, 이동시간, 휴식시간, 체인톱의 수리 및 주유 시간 등의 지연시간(delay)은 조사 항목에서 제외하였다. 한편, 임목재적을 계산하기 위해 나무가 베어진 후 50 m 줄자를 이용하여 수고를 기록하였다. 즉, 벌도작업 생산성(productivity, m3/min)은 순수작업시간과 임목재적을 활용하여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실험을 통해 측정된 나무의 회전각도, 작업시간은 쐐기작업 공정 유·무 조건에 대해 t-test를 통해서 두 집단간 유의성을 갖는지, 차이가 있는지를 검정하였다. 통계분석은 R 4.1.2.(R Core Team, 2023)를 활용하였고, 이때 모든 자료는 정규성과 등분산성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결과 및 고찰
쐐기작업 유·무에 따른 벌도방향 특성에 대한 실험결과는 Table 1과 같다. 벌도목이 넘어지는 방향은 쐐기작업 공정을 수행하는 경우 정확하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회전각도는 쐐기작업 공정을 수행하지 않는 경우보다 낮게 나타났다. 한편, 쐐기작업 유·무 조건에서 벌도목의 흉고직경·수고, 방향각에 대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ANOVA p>0.050). 즉, 방향벌도 실험을 위해 활용된 입목의 조건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Operation type | DBH1) (cm) | Height (m) | Felling notch (°) | Rotation direction (°) |
---|---|---|---|---|
Felling with wedging | 33 | 18 | 52 | 22 |
Felling no wedging | 34 | 18 | 45 | 32 |
p-value | >0.05 | >0.05 | >0.05 | <0.05 |
쐐기작업 공정을 수행한 벌도작업의 회전각도는 12°~40°의 범위로, 쐐기작업 공정이 없는 벌도작업 16°~48°의 범위에 비해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Figure 4). 쐐기작업 공정 유무에 대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ANOVA p<0.050). 이러한 결과를 통해 벌도작업 중 쐐기작업 공정을 수행하는 경우 정확하게 방향벌도를 수행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쐐기작업은 따라베기 작업 중 나무를 특정 방향으로 넘어가도록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계톱 벌도작업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나무가 쓰러지는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며, 이는 방향각내기, 따라베기 방법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yons et al., 2011; Nagao and Yamada, 2019). 특히, 안전한 벌도작업을 위해서는 서 있는 나무를 넘어뜨리고자 하는 방향으로 20° 이내의 범위에 쓰러지도록 하여야 한다(Nikooy et al., 2013). 쓰러지는 나무의 회전각도를 측정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숙련된 벌도작업원임에도 불구하고 20° 이내의 범위로 쓰러지는 나무는 벌도된 총 그루 수의 52%를 차지하며, 작업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쐐기의 활용이 필요하다(Nikooy et al., 2013). 본 실험의 결과에서 쐐기작업 공정을 추가한 경우 나무가 쓰러지는 평균 회전각도는 22°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벌도작업의 안전성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벌도작업과 나무가 쓰러지는 방향과의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쐐기작업은 따라베기 작업 공정 중 나무의 경첩(hinge) 부위가 갑자기 절단되는 현상을 억제하여 벌도작업의 안전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Nikooy et al., 2013; Hoffmann and Jaeger, 2021). 따라서, 쐐기작업 공정을 추가하는 경우 나무가 쓰러지는 방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기계톱 벌도작업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벌도작업의 생산성에 대해서는 쐐기작업 공정이 추가됨에 따라 작업시간이 증가하게 되어 쐐기작업 공정이 없는 작업생산성에 비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Figure 4). 특히, 쐐기작업을 추가한 경우의 벌도작업 생산성은 0.63 m3/min(순작업시간)으로 계산되었으며, 이는 쐐기작업을 하지 않은 조건(1.56m3/min)보다 약 60% 낮은 수치로 분석되었다. 작업방법 유형별 작업시간의 변화는 Table 2와 같다. 벌도작업은 크게 방향각내기, 따라베기, 쐐기작업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방향각내기 작업시간은 쐐기작업 공정의 유·무와 관계없이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다(ANOVA p=0.952). 반면, 쐐기작업 공정이 있는 경우의 따라베기는 쐐기작업이 없는 경우보다 통계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경향을 보였다(ANOVA p=0.006). 따라서, 작업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행되는 쐐기작업 공정이 진행됨에 따라서 작업생산성이 줄어드는 양상을 알 수 있다.
Work element | Working time(sec) per tree | |
---|---|---|
Felling with wedging | Felling no wedging | |
Undercut | 33.1 | 29.2 |
Back cut | 51.1 | 26.7 |
Wedging | 56.4 | - |
Total Felling time | 141.6 | 55.9 |
벌도작업에서 쐐기는 나무가 기울어진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넘어뜨리기 위해 사용된다. 특히, 기계톱 벌도작업 공정별 시간을 측정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총 벌도작업 시간 중 쐐기작업 공정은 3%~32%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Jourgholami et al., 2013; Nakazawa et al., 2019; Ghaffariyan, 2021). 본 실험 결과에서 쐐기작업 시간은 나무 한 그루를 베는 총 작업시간의 40%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이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큰 차이는 없었다. 또한, 쐐기작업을 추가한 경우 작업시간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의해 작업생산성은 낮아지게 되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쐐기작업 공정은 벌도작업 중 발생하는 나무가 한쪽 방향으로 회전하는 상황 또는 미끄러지는 상황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지만, 이에 의해 작업시간이 증가하기 때문에 생산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산림작업 분야에서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에 대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작업자의 안전과 생명보호가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산림분야의 재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벌목작업에서는 쐐기작업의 숙련도를 높여 벌도작업에 쐐기작업 공정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이로 인해 낮아지는 벌도작업 생산성을 보완하는 방안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 론
기계톱 벌도작업에서 발생되는 중대재해의 원인은 “나무가 의도하지 않는 벌도 방향 쓰러지는 유형”이 대부분이고, 목재수확작업지에서 이러한 유해·위험요인 제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쐐기작업 공정이 벌도방향과 작업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보고자 현장 벌도실험을 수행하였다.
현장 벌도실험의 결과, 쐐기작업 공정을 실시하게 되는 경우 나무를 쓰러뜨리고자 하는 방향과 넘어진 방향과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는 기존의 벌도실험에서 얻은 결과들과 잘 일치하는 것으로서 쐐기는 나무가 쓰러지는 방향을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벌도작업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벌도작업 시간과 생산성은 쐐기작업 공정 실시 여부에 따라 다른 경향을 보였다. 즉, 쐐기작업 공정을 실시하는 조건에서는 따라베기와 쐐기를 나무에 박아 넣는 과정의 시간이 상당히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작업 생산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더구나 이 두 조건의 작업생산성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한편, 쐐기를 이용하여 일정한 방향으로 산림 내에 서 있는 나무를 쓰러뜨리는 과정은 중대재해를 저감시킬 뿐만 아니라 목재수확작업을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쐐기작업 공정이 실시된 벌도작업이 집재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향후, 안전한 벌도작업 뿐만 아니라 쐐기작업 공정이 집재·소운반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분석하여 이의 효과를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