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고령화와 인구감소 사회로 진입하고 이러한 현상이 지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이 국가 차원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Chang et al., 2019; Ju, 2021). 지방인구 감소, 거주지와 직장의 거리차이로 인한 다지역 거주 확산,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추구 가치 다양화 등으로 새로운 인구관리 정책이 필요하다(Cha et al., 2022). 정부는 2009년 대도시권으로의 인구유출 및 지방소멸을 방지하고자 ┌귀농·귀촌 종합대책┘을 수립하였고(Ministry for Food, Agriculture, Forestry and Fisheries, 2009), 귀농어업인 및 귀촌인의 안정적인 농어촌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Korean Law Information Center, 2023a). 보다 실효적인 제도를 추진하기 위해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2022.6.10.제정·2023.01.01.시행)┘을 제정하여 새로운 인구개념으로 ‘생활인구’를 도입하였다(Korean Law Information Center, 2023b). 생활인구란 ‘특정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으로 정의하였다(Korean Law Information Center, 2023b). 기존에는 주민등록상의 등록인구를 기준으로 했지만, 특정 지역을 방문하여 체류하는 사람과 외국인도 포함하여 인구의 개념을 확대함으로써 지방인구 감소에 적극 대응하고자 하였다.
산촌은 산림면적이 약 70% 이상인 곳으로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관광, 치유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Korea Forest Service, 2022b). 하지만 읍·면의 약 73%가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도시, 농촌과 비교할 때 인구감소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는(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2020) 인구소멸의 핵심지역이다. 산촌인구는 2020년 약 140만 명에서 2021년 약 138만 명으로 감소하였고(Korea Forest Service, 2023), 2050년에는 82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으로 나타나는 등 산촌 인구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Chang et al., 2019). 반면 귀산촌인 인구는 2020년 59,294명에서 2021년 59,317명으로 소폭 증가하였다(Korea Forest Service, 2023). 산촌의 전체 인구수는 줄었지만 귀산촌인은 소폭 증가하였다는 점에서 산촌 인구감소, 즉 지역소멸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귀산촌을 유도하여 귀산촌인으로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Kang et al., 2021).
산촌인구소멸 대응을 위해 산촌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산촌에서의 경제·사회·문화적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인구를 의미하는 ‘산촌관계인구’ 개념을 도입하였다(Chang et al., 2022a). 산촌관계인구는 관계맺기 정도에 따라 관계창출가능 인구, 관계확대 인구, 관계심화 인구의 3단계로 구분하여 산촌 인구감소 대응 방안으로 제시하였다(Korea Forest Service, 2022b; Chang et al., 2022a). 또한 산림청은 귀산촌인을 증가시키고 지방소멸방지를 위해 ┌제2차 숲길의 조성·기본계획┘에서 산림복지시설인 숲길을 적극 활용하여 지역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Korea Forest Service, 2022a). 산촌인구는 2021년 기준 약 138만 명이지만 산촌관계인구 개념을 도입하면 약 836만 명으로 추산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Chang et al., 2022a). 고령화와 산촌지역 인구감소는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문제가 되고 있다. 지역소멸을 방지하고 산촌관계인구 형성 및 인구유입을 위하여 산촌방문을 유도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삶의 질 등의 개인적 가치와 건강 중시 경향이 확대되었다. 국가균형발전 3.0 정책에서 심신의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 증가로 운동, 자연경관, 삶의 질 향상 등이 주요 이슈로 전망되었으며,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로 지역별 상생발전 및 삶의 질 균등 확보 등이 도출되었다(Cha et al., 2022). 이러한 삶의 패러다임 변화는 자연, 삶의 질, 삶의 만족도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자연과 관련된 관심과 활동이 증가하면서 자연에서 심신의 피로와 안정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Park and Jung, 2013). 특히 귀산촌을 결정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 생활하고자 하며 그 속에서 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Kang et al., 2021; Jang et al., 2020). 따라서 귀산촌을 실행할 경우 삶의 질,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귀산촌인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지원정책을 마련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2021년 산림청 ┌산림휴양·복지활동 조사┘에 따르면 산림휴양·복지시설 중 ‘숲길’이 20.6%로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Korea Forest Service, 2021). 본 연구에서는 산림복지시설 중 가장 많이 이용하고 활용도가 높은 숲길 중에서 국가숲길로 지정된 대표성과 1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지리산둘레길을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지리산둘레길 인근 지역인 남원시, 구례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모두 인구감소 및 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2023)되어 인구유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지리산둘레길 인근 지역으로 귀산촌한 사람들의 인식 및 영향요인을 알아보는 것은 향후 산촌 인구소멸을 방지하고 인구유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본 연구는 2021년 국가숲길로 지정된 지리산둘레길 인근 5개 시군 귀산촌인을 대상으로 귀산촌 결정에 지리산둘레길이 영향을 미쳤는지와 지리산둘레길 이용여부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실증연구를 통해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산촌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숲길 관련 정책 및 산촌 인구소멸 대응을 위한 방안 제시를 목적으로 한다.
이론적 배경
2020년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서 국가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숲길을 국가숲질로 지정하여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신설되었다. 2021년 5월 지리산둘레길을 포함하여 대관령숲길, DMZ펀치볼둘레길, 백두대간트레일, 같은해 11월 내포문화숲길, 울진금강소나무숲길, 2022년 11월 대전둘레산길, 한라산둘레길 등 총 8개의 국가숲길이 지정되어 있다. 이중에서 지리산둘레길은 지리산을 둘레로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의 3개도의 남원시, 구례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등 5개 시군을 잇는 도보길로(Corporation Supgil, 2023; Lim and Park, 2013) 2012년 전체구간(274 ㎞)이 개통되었다.
지리산둘레길과 관련된 연구는 지리산둘레길이 시범 개통된 2009년부터 현재까지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숲길 관련 사업이 본격화된 2000년대 후반 이용자 인식, 행태, 만족도와 관련된 연구(Kang and Jung, 2011; Son and Ha, 2012; Son et al., 2012; Yoo, 2014a; Lee et al., 2011b)와 지역주민 인식 및 태도에 관한 연구(Park et al., 2011; Yoo, 2014b; Cho et al., 2009)등 지리산둘레길 조성에 따른 이용객과 지역주민의 인식을 파악하는 연구가 주로 수행되었다. 이후 국가숲길로 지정되면서 지리산둘레길 인식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Lee et al., 2020; Lee and Kim, 2022) 등의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숲길은 산촌활성화를 위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산림자원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에는 이용객이나 지역주민의 인식을 구명하는 연구가 주로 실시되었다. 산촌의 인구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림자원인 국가숲길이 귀산촌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가숲길 중 지리산둘레길 인근의 귀산촌인을 대상으로 귀산촌 전·후 지리산둘레길의 영향 및 지리산둘레길이 귀산촌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따라 삶의 질과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 요인을 파악하고자 연구를 실시하였다.
귀산촌은 행정적으로 산림기본법상 산촌으로 주소지를 이전하는 것으로, 산림자원을 활용하여 생활·생업을 하거나 산림 관련 커뮤니티 활동을 위해 산촌으로 이주하는 행위를 말한다(Korea Forest Service, 2023). 최근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방소멸은 가속화되고, 이는 농산어촌 뿐만 아니라 비수도권까지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Huh et al., 2022).
2014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와 도시민들의 귀산촌 유입으로 산촌인구가 증가하였지만, 일부 산촌에 해당되며, 대부분의 산촌에서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ark, 2019). 산촌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 확보가 시급하며, 이를 위해 산촌관계인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Chang et al., 2022a).
귀산촌 관련 연구는 주로 귀산촌 활성화에 관한 연구(Park, 2019; Korea Forest Service, 2016; Yoo and Lee, 2021; Choi et al., 2013)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산촌으로의 인구유입 및 인구이동 추이와 관련된 연구(Gu and Ahn, 2014; Kim and Kim, 2017; Min and Kim, 2014; Chang et al., 2019; Chang et al., 2022b)도 수행되었다. 그 외에 도시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귀농·귀촌의 동기요인, 유형 등을 구명한 연구(Park and Choi, 2014; Ma, 2018; Jeong and Ma, 2021), 전문가를 대상으로 AHP 분석을 통해 귀농·귀촌 이주지역 선택 결정요인 구명 연구(Lee et al., 2021), 산촌생활 중요도 인식 및 영향 요인 구명 연구(Kang and Kim, 2021), 귀산촌인에게 필요한 교육을 구명하는 연구(Kim et al., 2018; Chang and Kim, 2015) 등 주로 귀산촌을 결정한 이유, 안정적 정착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교육, 추후 인구전망 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상황에 맞게 산촌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Park, 2019). 본 연구는 산촌의 주요 자원인 국가숲길이 귀산촌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귀산촌의 단계적 정착과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위하여 실효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농산어촌 지역의 인구 문제와 지역소멸 대응을 위해 농산어촌 거주민의 인구유출을 막고 도시민의 인구유입을 증가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농산어촌 정주만족도 및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농산어촌지역과 도시지역의 소득 및 생활수준의 격차를 해소하고 농림어업인의 삶의 질 개선과 지역간 균형발전 도모를 목적으로 다음과 같이 법의 제·개정이 이루어졌다. 2004년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며(Korean Law Information Center, 2023c), ┌임업진흥촉진법┘은 낙후된 산촌을 진흥하기 위해 2001년 일부 개정되면서 ┌임업 및 산촌진흥촉진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었다(Korean Law Information Center, 2023d).
농산어촌으로 인구가 유입되지 않으면, 생활에 필요한 기초 생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결국 지역 경제와 공동체 붕괴로 이어져 지역주민의 삶의 질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Chang et al., 2019). 따라서 농산어촌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은 지역소멸을 대응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다.
삶의 질은 삶의 만족도, 주관적 안녕감, 심리적 웰빙 등 다양한 유사개념이 존재하며, 공통적으로 삶의 주관적인 평가를 의미한다(Neugarten et al, 1961). 삶의 질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산촌분야에서 삶의 질과 관련된 연구는 농산어촌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20)와 산림자원을 활용하는 이용객들의 삶의 질(Kang et al., 2022; Jang et al., 2020)을 주제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본 연구는 귀산촌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서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국가숲길인 지리산둘레길이 귀산촌인의 삶의 질과 귀산촌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숲길인 지리산둘레길 이용을 장려하고 귀산촌인이 증가될 수 있도록 지리산둘레길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숲길자원 중 하나인 지리산둘레길 인근에 거주하는 귀산촌인을 대상으로 지리산둘레길 이용여부, 귀산촌 결정에 있어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여부, 거주지역에 따른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의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먼저 지리산둘레길에 대한 귀산촌인의 인식조사와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 측정 문항을 도출하여 설문을 실시하였으며 설문결과에서 요인분석을 실시한 후 귀산촌 전 지리산둘레길 이용여부, 지리산둘레길 귀산촌 결정 영향여부, 귀산촌 후 거주지역에 따라 전반적인 삶의 질, 귀산촌 후 만족도, 행동의도 차이를 확인하고 이를 실증적으로 검증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하였다.
연구가설 1. 귀산촌인의 귀산촌 전·후 지리산둘레길 이용여부에 따라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연구가설 2. 지리산둘레길이 귀산촌인의 귀산촌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따라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연구가설 3. 귀산촌 후 거주지역에 따라 귀산촌인의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측정항목은 지리산둘레길 인근 지역 귀산촌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지리산둘레길 관련 인식조사, 삶의 만족도,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로 구성되어 있다.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성별, 연령, 귀산촌 유형, 직업, 학력, 귀산촌 전·후 거주지역 등 총 7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지리산둘레길 관련 인식조사항목은 지리산둘레길 인지여부, 인지시점, 귀산촌 전·후 이용여부, 지리산둘레길이 귀산촌 결정에 영향을 미친 정도, 이용목적, 삶의 질 등 총 7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삶의 만족도는 Kim and Moon(2013), Min et al.,(2000)의 연구를 바탕으로 총 7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귀산촌 후 만족도는 Kang and Lee(2004), Kim and Moon(2013), Min et al.,(2000)의 연구를 바탕으로 총 9문항 중 심리적 만족 6문항, 장소적 만족 3문항의 2요인으로 구성하였다. 행동의도는 Kim and Chung(2018), Kim and Lee(2019)의 연구를 바탕으로 2문항으로 구성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인식조사 문항을 제외하고 모든 문항을 Likert 5점 척도(1=‘매우 그렇지 않다’, 5=‘매우 그렇다’)를 이용하여 설문하였다.
본 연구는 지리산둘레길 인근 5개 시군(남원시, 구례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에 거주하는 주민 중 귀산촌인을 대상으로 하여 단순 거주만 하고 있거나, 거주와 함께 지역내에서 경제활동을 영위하거나(귀촌의 취창업형 또는 단기임산물 생산형), 거주와 함께 일상생활을 영위하거나(귀촌의 전원생활형), 거주와 함께 숲길 및 공동체 관련 업무에 참여하는 사람을 조사대상자로 선정하여 눈덩이 표집으로 표본을 추출하였다. 설문지는 Likert 5점 척도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설문조사는 현장 설문조사원에 대한 조사지침서 배포 및 교육을 실시한 후에 2022년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약 7주간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한 대면조사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회수된 266부의 설문지 모두를 활용하여 유효표본으로 총 266부를 최종분석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분석방법은 회수된 설문지에 대한 데이터코딩 후에 SPSS 22.0 for Windows를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세부적인 분석방법으로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및 인식분석을 위한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분석, 측정항목의 타당성 검증을 위한 요인분석, Cronbach’ ±계수를 이용한 신뢰도 검증을 실시하였고, 가설검증을 위하여 독립표본 t-검증, 다변량 분산분석(MANOVA)과 사후검증(Duncan Test)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응답자 중 남성 50.8%, 여성 49.2%, 연령대는 50대 (42.5%), 60대(27.4%), 40대(16.9%) 순으로 50대 이상이 약 77%로 나타났다. 귀산촌 유형은 귀촌형(74.1%), 귀농형(20.7%), 귀산촌형(4.1%) 순으로 나타났으며, 직업은 개인사업자/자영업(19.9%), 사무직(18.4%), 전문직(17.3%) 순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대학교 재학 및 졸업(59.0%), 고등학교 졸업 이하(24.8%), 대학원 재학/졸업 이상(9.8%) 순이며, 귀산촌 전 거주지역은 수도권(44.7%), 경상권(38.9%), 전라권(10.9%) 순으로 나타났다(Table 1).
지리산둘레길을 알고 있거나 알게된 시점에 대해 분석한 결과, 귀산촌인의 83.8%가 지리산둘레길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응답하여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둘레길을 알게된 시점은 귀산촌 이전 62.0%와 귀산촌 이후 24.8%로 응답하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귀산촌 전에 지리산둘레길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지리산은 1967년 대한민국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대표산이며, 지리산둘레길은 지리산 둘레를 걷는 길로써 2012년 개통된 이후 대한민국 대표 도보여행길로 자리잡았다(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2022). 지리산의 오랜 역사와 지리산둘레길의 숲길 대표성으로 인해 귀산촌인에게 지리산둘레길의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귀산촌 전·후 지리산둘레길 이용여부에 대해 설문한 결과, 귀산촌 이전에 이용한 응답자가 42.5%로 귀산촌 이후에 이용한 응답자 77.1% 보다 낮게 나타났다. 귀산촌 전·후 지리산둘레길을 한 번이라도 이용했던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80.8%(n=215), 귀산촌 전·후 한 번이라도 이용하지 않은 응답자는 16.5%(n=44)로 나타났다(Table 3). 본 연구 응답자 중 약 40%는 귀산촌 전 거주지역이 수도권으로 나타났는데(Table 1), 지리산둘레길이 귀산촌 전의 거주지역과 거리에 멀어 이용빈도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되며, 귀산촌 전후 모두 이용한 응답자가 많은 것은 과거 이용에 대한 만족을 기반으로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사료된다(Kumar et al., 1995).
지리산둘레길이 귀산촌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는지 설문한 결과 영향을 받은 응답자는 27.0%로 영향을 받지 않은 응답자 51.8%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Table 4).
Response | Frequency | Percentage |
---|---|---|
Not affected | 61 | 22.9 |
Slightly affected | 77 | 28.9 |
Neutral | 48 | 18.0 |
Moderately affected | 53 | 19.9 |
Strongly Affected | 19 | 7.1 |
No response | 8 | 3.0 |
귀농귀촌 준비기간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2022년 기준 귀농은 24.5개월, 귀촌은 15.7개월로 조사(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2022)되었고 귀농귀촌 동기도 은퇴·전원생활, 대안가치추구, 생계적 이유, 경제적 이유 등 다양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Ma, 2018). 따라서 귀산촌 결정에 오랜 기간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리산둘레길 하나의 요인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귀산촌 결정에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에서 귀산촌 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사람은 73.6%, 귀산촌 후 이용한 사람은 93.1%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에서 귀산촌 전 지리산둘레길 이용빈도는 27.5%, 귀산촌 후 이용빈도는 68.8%로 나타났다(Table 5). 귀산촌 결정에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은 귀산촌을 결정하기 전에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경험으로 지리산둘레길에 대한 애착이 형성되어 이주 후에도 지리산둘레길 이용빈도가 높은 것로 판단된다.
귀산촌을 결정하게 된 이유와 지리산둘레길 이용목적을 설문한 결과 ‘전원생활(휴식, 휴양, 치유 등)’ 응답자가 48.1%로 가장 많았으며, ‘지리산이 인근에 있어서’ 13.9%, ‘농·임업과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 10.5% 순으로 나타났다. 지리산둘레길 이용목적은 ‘운동·건강증진’ 45.9%, ‘휴식·휴양’ 35.7%, ‘사회적 관계 개선(친목 도모 등)’ 7.0% 순으로 나타났다(Table 6).
귀산촌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로 ‘전원생활(휴식, 휴양, 치유)’의 응답이 많고 표본의 77% 이상이 50대 이상인 점으로 인해 지리산둘레길 이용목적의 응답 비율도 ‘운동·건강증진’, ‘휴식·휴양’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타당성 분석을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고, 신뢰성 검증을 위하여 Cronbach’s a 계수를 사용하였다. 전체 표본적합도(KMO)는 최소 .5 이상이어야 설명력이 있다고 보며,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은 유의확률에 의해 파악하여 p<.05 이하이면 요인분석 모형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요인적재량의 경우 .4 이상이면 해당 요인으로 분류하고, 총분산 설명력은 60%이상이면 설명력이 높다고 판단한다. Cronhach’s ± 계수는 신뢰도를 나타내며 내적일관성 방법으로 0에서 1사이의 값을 가지게 되는데 보통 .6 이상이면 바람직하다(Noh, 2019).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7개의 측정항목에 대해 요인분석과 신뢰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표본적합도(KMO) 값이 .882, Bartlett의 구형성 검정 근사 χ²값이 1047.420(p=·000)으로 유의한 값을 나타내어 요인분석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요인적재량이 .6 이상이며 단일요인으로 추출되었고, 총 설명력은 63.102%로 나타났다. 구성항목들의 신뢰도는 Cronbach’s ± 계수가 .901로 높게 나타나 삶의 질을 측정하는 항목들이 내적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귀산촌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한 9개의 측정항목에 대해 요인분석과 신뢰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표본적합도(KMO) 값이 .858, Bartlett의 구형성 검정 근사 χ2값이 1248.771(p=·000)로 확인되었다. 또한 요인적재량이 .6 이상이며, 귀산촌 만족도에 대해 총 2개의 요인이 도출되었다. 총 설명력은 66.995%로 나타났으며, 요인 1은 ‘심리적 만족’으로 분산 설명력이 41.378%, 요인 2는 ‘장소적 만족’으로 분산 설명력이 25.622%로 나타났다. 추출된 2개 요인을 구성하는 각각 측정항목들의 내적일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신뢰도 분석을 실시한 결과, Cronbach’s ± 계수는 심리적 만족 .890, 장소적 만족 .757로 신뢰도가 모두 .7 이상으로 높게 분석되어 내적일관성을 저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행동의도를 측정하기 위한 2개의 측정항목에 대해 요인분석과 신뢰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표본적합도(KMO) 값이 .500, Bartlett의 구형성 검정 근사 χ2값이 382.290(p=·000)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요인적재량이 .9 이상이며 단일요인으로 추출되었고, 총 설명력은 94.196%로 나타났다. 구성항목들의 신뢰도는 Cronbach’s ± 계수가 .938로 높게 나타나 행동의도를 구성하는 항목들이 내적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7).
귀산촌 결정에 있어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과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 간의 삶의 질, 삶의 만족도, 귀산촌 만족도에 관한 인식을 비교·분석하였다. 집단은 Table 4의 결과를 바탕으로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 138명(전혀 주지 않았다; 61명, 별로 주지 않았다; 77명)과 영향을 받은 집단 72명(조금 주었다; 53명, 매우 주었다; 19명)으로 분류하였다.
귀산촌 결정에 있어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과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 간 삶의 질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지리산둘레길이 자신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와 ‘지리산둘레길이 자신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의 문항에서 집단간에 유의미한 인식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Table 8).
귀산촌 결정에 있어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3.94~4.04점/5점 만점)이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2.66~2.95점)보다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점수를 나타내었다. 이는 영향을 받은 집단은 지리산둘레길이 산촌생활에 만족할 것이라는 확신을 형성하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귀산촌 결정에 있어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과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 간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나와 가족의 삶의 질 수준에 만족한다’와 ‘주변 이웃들과 화목하게 지낸다’ 문항을 제외하고 집단간에 유의미한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9).
귀산촌 결정에 있어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4.08~4.46점)이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3.78~4.14점)보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점수를 나타내었다. 이는 영향을 받은 집단과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의 지리산둘레길에 대한 기대차이가 있고, 영향을 받은 집단이 기대했던 것보다 산촌생활에 대한 만족이 높아 상대적으로 삶의 만족도를 더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귀산촌 결정에 있어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과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 간 귀산촌 후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도시보다 산촌에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 ‘귀산촌 처음(1년 미만)보다 현재가 더 행복하다’, ‘산촌은 내가 원하면 언제든 일을 할 수 있다’, ‘산촌만의 문화적 향유를 느낄 수 있다’ 문항에서 집단간에 유의미한 인식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Table 10).
귀산촌 결정에 있어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3.51~4.61점)이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3.16~4.40점)보다 귀산촌 후 만족도에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점수를 나타내었다. 도시생활과 귀산촌 후 생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리산둘레길을 포함한 거주지 인근의 자연환경이다. 영향을 받은 집단은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하면서 느낀 감정과 경험이 바탕이 되어 산촌에서의 삶에 만족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만족하게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귀산촌 전·후 지리산둘레길 이용여부, 지리산둘레길의 귀산촌 결정영향여부, 귀산촌 후 거주지역에 따라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귀산촌 이전 지리산둘레길 이용여부에 따라 지리산둘레 길의 귀산촌 결정영향여부,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귀산촌 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집단과 이용하지 않은 집단 간 지리산둘레길의 귀산촌 결정영향여부(t=6.785, p<.001), 삶의 질(t=2.766, p<.01), 행동의도(t=2.050, p<.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귀산촌 만족도 중에서는 장소적 만족(t=2.157, p<.05)은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지만 심리적 만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11).
귀산촌인 중 지리산둘레길을 귀산촌 전에 이용하지 않은 집단보다 이용한 집단이 삶의 질, 장소적 만족도, 지리산둘레길 지속적 이용 및 타인 추천 행동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귀산촌 전에 지리산둘레길을 알고 이용한 경험이 귀산촌을 결정하게 되는데 역할을 하고, 귀산촌 후에도 삶의 질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귀산촌 활성화를 위해서 지리산둘레길 존재와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귀산촌 이후 지리산둘레길 이용여부에 따라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귀산촌 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집단과 이용하지 않은 집단 간 지리산둘레길의 귀산촌 결정영향여부(t= 4.064, p<.001), 삶의 질(t=2.879, p<.01), 행동의도(t=6.017, p<·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으나 귀산촌 만족도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12).
귀산촌 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하지 않은 집단보다 이용한 집단이 삶의 질, 지리산둘레길 지속적 이용 및 타인 추천 행동이 더 높아 귀산촌 후 지리산둘레길의 이용여부가 귀산촌 생활을 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생활이 귀산촌의 가장 큰 동기로 나타나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함에 따라 귀산촌 후 삶에 대한 만족도가 향상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지리산둘레길의 지속적인 이용을 장려할수록
지리산둘레길의 귀산촌 결정영향여부에 따라 지리산둘레길 이용 만족도,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귀산촌 결정에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과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 간 지리산둘레길 이용 만족도(t=4.777, p<.001), 삶의 질(t=3.201, p<.01), 심리적 만족(t=2.082, p<.05), 장소적 만족(t=2.813, p<.01), 행동의도(t=5.291, p<.001)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Table 13).
귀산촌 결정에 지리산둘레길 영향을 받은 집단이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보다 이용 만족도,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지리산둘레길 지속적 이용 및 타인 추천 행동이 더 높아 지리산둘레길이 귀산촌 후 정착하는데 있어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예비 귀산촌인에게 귀산촌 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귀산촌 후 5개 시군 거주지역에 따라 지리산둘레길 이용 만족도,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지리산둘레길 이용 만족도(p<.001), 삶의 질(p<.01), 행동의도(p<.001)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귀산촌 만족도 중 장소적 만족(p<.01)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으나 심리적 만족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둘레길 이용 만족도,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 대해 귀산촌 후 거주지역 간의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지리산둘레길 이용 만족도 요인에서는 하동군이 구례군과 산청군보다 높고 구례군이 산청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 요인에서는 남원시와 하동군이 구례군과 함양군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산청군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귀산촌 만족도 중 장소적 만족 로 나타났으며, 함양군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마지막으로 행동의도 요인에서는 남원시, 구례군, 하동군이 산청군보다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하고 타인에게 추천하고자 하는 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함양군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남원시와 하동군이 지리산둘레길 이용 만족도, 삶의 질, 장소적 만족, 지리산둘레길 지속적 이용 및 타인 추천 행동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4).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지 5개 시군에 예비 귀산촌인이 산촌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산촌살이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귀산촌을 결정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따라서 지역특색을 살려 지역별 차별화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든 후 예비 귀산촌인에게 산촌생활 경험을 제공하고 가장 적합한 지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면 향후 귀산촌인의 삶의 질은 더욱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본 연구는 산촌의 핵심요소인 산림자원이 귀산촌인의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하고자 국가숲길인 지리산둘레길을 중심으로 지리산둘레길 인근(남원시, 구례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의 귀산촌인 26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였다.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귀산촌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귀산촌 전과 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집단과 이용하지 않은 집단 간 지리산둘레길의 귀산촌 결정영향여부, 삶의 만족도, 행동의도에서 모두 이용한 집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귀산촌을 결정하는 주요 이유는 전원생활(Kang et al., 2021; Ma, 2018; Jeong and Ma, 2021)로 보고된 바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도 약 77%의 귀산촌인이 귀산촌 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다고 응답하여 전원생활과도 연관이 있었다. 이는 귀산촌을 하기 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경험이 전원생활 목적으로 귀산촌한 후 삶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귀산촌 전·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집단과 이용하지 않은 집단 간 분석에서 귀산촌 만족도 중 ‘장소적 만족’은 귀산촌 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집단에서만 차이가 나타났는데, 이는 귀산촌 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해 본 경험으로 인해 산촌지역 삶에 더 만족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지리산둘레길 이용경험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지리산둘레길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 체류형 관광상품 등을 개발하여 지역민의 삶을 공유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귀산촌 후 산촌에서의 삶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지리산둘레길 인근 5개 시군 중 남원시, 하동군, 함양군은 농촌에서 살아보기 지원정책, 체류형 관광상품, 생활관광 활성화 사업(Comprehensive Center for Farm-returning and Rural-returning, 2023; Hadong-gun Office, 2022; Hamyang-Gun Office, 2023) 등 산촌생활 경험제공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 남원시와 하동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관련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되며 다른 지역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 때 효과를 예측해볼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귀산촌 결정에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과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 간 지리산둘레길 이용 만족도, 삶의 만족도, 귀산촌 만족도, 행동의도에서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에서 귀산촌 결정에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받은 집단 중 귀산촌 전에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비율이 73.6%로 나타났다. 이는 귀산촌 전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경험이 귀산촌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경험으로 지리간둘레길에 대한 애착이 형성되어 보다 높은 만족을 이끌어낸 것으로 판단된다(Nam et al., 2018; Bae et al., 2019, Ramkissoon et al., 2013; Tonge et al., 2015). 즉, 귀산촌 전에 지리산둘레길을 이용한 후 귀산촌 결정에 영향을 받았다면 애착이 형성되어 귀산촌 후 만족하고 가치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귀산촌 결정 뿐만 아니라 귀산촌 후에 정주만족도를 높이는데도 지리산둘레길의 존재와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리산둘레길 인근 5개 지역별로 삶의 질, 귀산촌 만족도 중 장소적 만족, 행동의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으며, 남원시와 하동군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동군은 지리산둘레길 뿐만 아니라 하동편백휴양림 등 다양한 문화 및 자연관광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2022년 UNWTO에서 최우수 관광 마을로 선정하였으며(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2022), 2023년에는 지역관광추진조직(DMO)으로 선정(Korea Tourism Organization, 2023)되어 지역소멸위기에 대응한 생활인구 유입 증대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동군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러한 결과물에 의해 귀산촌인이 삶의 질을 높게 인식하게 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남원시의 지리산둘레길 남원구간은 2022년 11월 한국관광공사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되었다(Korea Tourism Organization “대한민국 구석구석”, 2022). 2021년 상반기에는 귀농·귀촌인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예비 귀농·귀촌인을 위한 체재형 가족 실습농장 등 실습과 체험을 위주로 한 지원정책의 효과로 평가된다(Namwon-si Comprehensive Support Center for Farm-returning and Rural-returning, 2023). 특히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직접 남원시의 삶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예비 귀산촌인에게 인기가 있는 정책이다. 지리산둘레길 인근 지역 중 남원시와 하동군이 다른 지역의 귀산촌인에 비해 삶의 질이 높은 것은 지리산둘레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프라 및 산촌자원, 지원정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산촌은 대도시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국가숲길과 같은 산림자원이 풍부한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촌의 인구감소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지역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본 연구에서 지리산둘레길이 귀산촌 결정 및 성공적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국가숲길과 같은 품질과 품격이 높은 산림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한다면 지역소멸 대응 및 인구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산림자원을 통해 관계인구를 형성하고 귀산촌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지역소멸 위기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산림자원을 통한 귀산촌인의 삶의 질, 만족도를 집단별로 확인하였고 귀산촌인의 삶의 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도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한계점은 지리산둘레길 인근지역으로 대상지를 한정하여 귀산촌인의 삶의 질을 일반화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추후 연구에서는 지역의 범위를 확장하여 귀산촌인 삶의 질에 대한 심층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에서 50대 이상의 비율이 높아 편중된 결과가 도출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귀산촌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다면 연령별 귀산촌 지원제도 및 정책이 제시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귀산촌 전과 후 삶의 질의 차이와 지리산둘레길의 영향을 비교한다면 관계인구 형성과 같은 보다 구체적인 정책과 사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리산둘레길 인근 지역에서 귀산촌의 주요 동기와 이용목적이 전원생활과 운동·건강증진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와 관련된 효과 검증과 관련 정보 제공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